실물경제가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하 처방이 약발을 받을지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9일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뒤 금융권은 여수신 금리를 잇따라 인하하고 있다. 그 여파는 곳곳에 미치고 있다. 일단 저금리에 실망한 뭉칫돈이 은행권을 빠져나와 채권시장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말 채권시장에선 국고채 3년물이 장중 한때 사상 최저치인 4.99%까지 떨어졌다. 채권값이 오른 것(수익률 하락)은 당분간 경기회복이 불투명하다는 투자자의 인식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자금이동의 시발탄이란 측면에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표채권인 국고채 3년물의 경우 5% 내외에서 랠리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저금리를 못 견디는 뭉칫돈들이 채권시장을 거쳐 주식시장으로 옮겨갈지도 변수다. 역마진의 고통을 받고 있는 보험 등 일부기관은 이미 주식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개인자금이 이에 가세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에따라 돈의 힘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는 전문가들도 늘고 있다. 달러화가 약세기조를 굳혀갈지도 체크포인트다. 지난 주말 엔·달러 환율이 1백20엔대로 떨어지는 등 단기적으로 약세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원·달러 환율도 지속적으로 떨어져 1천2백80원대로 내려앉았다. 경기흐름과 이에대한 처방전도 눈여겨 봐야 한다. 여야와 정부는 지난 주말 경기활성화를 위해 기업규제 완화 등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적절한 후속타가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이번주에도 경제 체감지수를 알 수 있는 몇가지 통계가 발표된다. 통계청은 16일 '고용동향 7월치 조사결과'와 17일 '7월 소비자전망조사결과'를 각각 발표한다. 한국은행은 19일 7월중 어음부도율을 발표한다. 이중 7월 소비자전망조사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다. 전경련이 지난 2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8월 전망치는 6개월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수출에 기대를 걸 수 없는 상황에서 소비와 투자심리까지 얼어붙는다면 어려움은 더 커질 게 뻔하다. 재계쪽으로 가면 대우자동차 현대투자신탁증권의 외자유치가 마무리될 지를 눈여겨봐야 한다. 진념 부총리는 지난 8일 "앞으로 1주일이나 열흘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우차의 경우 채권단과 미국 GM사가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평공장을 매각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알려져 협상결과가 주목된다. 이밖에 반도체가 9월부터의 성수기를 앞두고 현물시장에서 가격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도 체크포인트.현물가격은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감산효과'에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진바닥을 칠 수 있을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지난주 '베이지북 쇼크'를 받은 증시는 17일 발표되는 상장사와 코스닥기업의 상반기실적에 따라 한차례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실적에 따라 주가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