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갖가지 관측이 무성했던 여권의 당정개편 문제가 정기국회 이전에 '부분개편'을 단행하는 쪽으로 점차 가닥이 잡히고 있다. 민주당 핵심당직자는 13일 "(당정개편에 대해) 말도 안된다던 분위기가 그럴 수도 있겠다로 바뀐 것 같다"고 여권 핵심부의 기류변화를 전하면서 그 시기는 내주중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했다. 김중권(金重權) 대표도 이날 당정개편에 관한 질문에 "대통령 고유권한이므로 모른다"고 말해 "정부에 대해선 모르겠지만 당엔 개편 요인이 없다"던 그동안의 입장과 다소 다른 뉘앙스를 풍겼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당정 부분개편 보도에 "대통령이 적당한 시기에 필요한 부분을 판단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으나 여권 핵심부에선 계속 "9월 정기국회 전에 소폭으로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그러나 부분개편을 점치는 측에서도 대체로 총리, 당대표, 청와대비서실장 등 이른바 '빅 3'는 이번 개편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여권의 전면적인 체제정비는 연말.연초에 하되, 이번에는 그동안 제기돼온 당안팎의 쇄신여론을 외면하지 않고 일부 수용하면서 이를 통해 본격적인 선거국면까지 과도기간에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측면 등이 고려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팀 일부 개편설은 경제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일신하고 국제통화기금(IMF) 조기졸업을 계기로 새로운 정책대응을 모색한다는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경제팀 개편때마다 관심을 모아온 진 념(陳 稔) 경제부총리와 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의 교체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한길 문화관광장관도 최근 당에서 실시한 서울 구로을 여론조사에서 야당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거취가 주목된다. 당 개편에 대해선 이해찬(李海瓚) 정책위의장이 "그만하고 싶다"는 뜻을 주변에 두루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본인의 희망을 겸해 교체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 의장의 사무총장 기용설도 나오고 있어 당3역중 경선직인 총무를 제외하고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이 개편대상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전용학(田溶鶴) 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당정개편에 관한 보도에 "당으로선 김 대표가 '정부는 모르겠고, 당으로선 개편요인이 없다'는 입장만 갖고 있다"며 "당 총재이고 국정 책임자인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당으로선 특별히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정재용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