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터닝포인트] 한 작명가의 轉職 권유..최원식 <시만텍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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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것은 안 맞아.딱딱하고 차가운 일을 해야지"
한국 코카콜라의 마케팅담당이던 최원식(38)씨가 인터넷 보안 솔루션 업체 시만텍 코리아의 사장으로 변신한 것은 한 작명가의 우연한 권유가 계기였다.
미국 유학(플로리다주립대학 전자공학 석사)직후 플로리다주 전자광학&레이저 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고 귀국한 그에게 콜라를 파는 일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택한 귀국후 첫 직장이었지만 파는 물건이 전공과 무관하다 보니 별다른 재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한국 코카콜라 입사 4년째인 97년.
첫 아들을 얻고 이름을 지으러 간 작명소에서 뜻밖의 조언을 듣고 그는 직업을 바꾸게 된다.
최 사장의 직업을 들은 작명가가 "물처럼 부드러운 것은 체질에 안 맞으니 딱딱한 것을 다뤄야 한다"고 조언한 것이다.
이 작명가는 딱딱한 것이 무엇이냐는 최 사장의 질문에 "컴퓨터나 뭐 그런 거 있잖아요"라고 내뱉었다.
평소같으면 웃고 지나칠 얘기였지만 안 그래도 콜라 파는 일에 답답해하던 터라 가슴에 남았다.
게다가 컴퓨터라면 전공과도 무관치않았고 미국에서 부상 중인 대표적인 IT업종이었다.
그는 곧바로 IT관련 회사 몇 곳에 원서를 냈다.
최사장의 마케팅 경력을 높이 산 세 회사로부터 "OK"를 받았다.
그 중 하나가 시만텍코리아다.
"회사를 옮길 때 저에게 제일 중요했던 것은 회사의 잠재력이었어요.
그동안이 아니라 앞으로가 중요했던 거죠.시만텍코리아는 코카콜라에 비하면 작은 회사잖아요"
주위에서도 세 회사중 유일한 소프트웨어업체인 시만텍코리아를 추천했다.
그는 97년 인터넷보안솔루션의 중요성이 나날이 확대될 것이라는 안팎의 판단에 따라 시만텍코리아로 적을 옮겼다.
그는 "직업을 바꾼 계기는 우연했지만 시만텍코리아의 일은 적성에 딱 맞았다"고 말했다.
직장을 옮긴 직후 외환위기를 만났지만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려 "아시아 태평양 마케팅 스타상"을 두 번 연속 받았다.
마케팅과 영업실적이 우수한 직원에게 주는 "월드와이드 마케팅 액설런스 상"과 "시만텍 어치버즈상"도 받았다.
2000년 4월 공석이었던 시만텍코리아 사장직에 지원해 입사 3년만에 사장이 됐다.
최 사장처럼 시만텍도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유틸리티 회사에서 안티바이러스 회사로 탈바꿈에 성공했던 미국 시만텍 본사는 최근 액센트 테크놀로지스,L-3 네트웍 시큐리티,유알랩스 등을 인수해 토탈 보안 솔루션 업체로 입지를 굳혔다.
시만텍코리아도 올해 2백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는 지난해(1백억원)보다 두배 많은 금액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