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의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비메모리는 메모리보다 시장이 훨씬 넓은 데다 D램과 같이 가격등락이 심하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서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 주목적인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가전 통신 등 다양한 전자제품의 시스템 운용과 작동을 지시하는 반도체다. 생산보다는 설계의 비중이 더욱 큰 사업이다. 컴퓨터 CPU(중앙처리장치)를 장악한 인텔이나 휴대폰용 CDMA칩 기술을 확보한 퀄컴처럼 해당분야를 선점할 경우 고수익 고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품목이다. 세계D램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최근 2005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매출액 50억달러를 달성해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LDI,스마트카드칩,광학디스크,주문형복합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칩,커뮤니케이션칩(RF),이미징디바이스,네트워크 관련칩 등 8개 품목을 2007년까지 세계 1위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매출은 18억달러로 반도체 매출 가운데 17%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0년께에는 비메모리 매출을 2백억~3백억달러로 늘려 메모리를 앞설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삼성의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성장속도가 빠른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점을 활용해 이들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들 지역의 휴대폰 PDA 등 디지털 전자제품용 비메모리 시장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는 기술력 있고 순발력 뛰어난 벤처와의 제휴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2005년까지 전략 파트너 20여개,비즈니스 파트너 50여개를 확보할 방침이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시스템IC사업'에 역량을 집중,비메모리 반도체 비중을 지난해 평균 9%에서 하반기에는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컨트롤러(MCU),LCD 구동IC,CMOS 이미지센서,메모리·로직통합제품(MDL) 등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하이닉스는 또 수탁생산(파운드리)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오래된 메모리 라인을 파운드리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고 고객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이닉스는 대형 전자업체들과 제휴해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핵심칩을 공동개발 및 수탁생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공정기술 확보와 시스템업체와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