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백화점의 매출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백화점의 서울 강남 점포는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보다 감소했다. 황금상권으로 불리는 강남점조차 매출이 마이너스성장을 한 것은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 때문이지만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데도 영향이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불황으로 실속파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춘 홈쇼핑 시장이 당분간 고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홈쇼핑시장 급팽창=올들어 백화점 패션몰 재래시장 등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홈쇼핑의 대표격인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은 불황속에서도 매출이 큰 폭으로 뛰고 있다. LG홈쇼핑과 CJ39쇼핑의 매출은 상반기중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가량 늘어났다. LG홈쇼핑은 영업 시작 6년 만인 올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CJ39쇼핑은 매달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7월에는 6백20억원을 달성했다. 이 회사의 조영철 사장은 "매달 매출 신기록을 세우고 있어 연말께면 LG홈쇼핑과 매출이 비슷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TV홈쇼핑의 금년 시장 규모는 케이블TV 시청 가구 및 홈쇼핑 이용자의 급증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80% 가량 늘어난 1조8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몰 롯데닷컴 인터파크 한솔CS클럽 등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의 매출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초 별도 법인으로 재출범한 롯데닷컴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보다 6배 이상 늘어난 6백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인터파크는 같은 기간중 3백77억원의 매출을 올려 3백78% 증가했고 삼성몰은 1천1백3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30% 가량 늘어났다. 대형인터넷 쇼핑몰의 회원수는 3백만∼4백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 쇼핑시장이 급팽창하는 것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소비자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경기불황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은 유통 단계를 줄여 오프라인 매장보다 싸게 상품을 공급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많이 찾고 있다. 게다가 대기업들이 온라인 소핑몰 사업을 강화하면서 그동안 문제됐던 안전성 등 신뢰도도 크게 개선됐다. 삼성몰의 서강호 상무는 "젊은층에 국한됐던 인터넷 쇼핑몰 소비자가 모든 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어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해결 과제=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앞날이 낙관적이지만 않다는 주장도 많다. 공급업체의 난립으로 과당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매출 증가에 비해 순이익은 늘지 않아 부실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TV홈쇼핑의 경우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경쟁 심화로 판촉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영업 마진은 줄고 있다. 새로 사업권을 따낸 3개사가 올 가을부터 가세하면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일부 업체는 낙오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터넷 쇼핑몰 업계에도 고민은 있다. 시장 규모는 급팽창하고 있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이윤이 없는 가전제품과 컴퓨터의 매출이 60∼70%를 차지할 정도로 내실이 빈약하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외형 부풀리기에 급급하다 보니 역마진이 나는 경우도 많다. 인터파크의 이기형 사장은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이 난립해 우량 업체를 중심으로 구조재편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