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는 푼수같은 여자로 살고 아침엔 열정적인 커리어우먼으로 생활합니다" 지난달 중순부터 KBS 2TV 시트콤 '쌍둥이네'에서 변호사 사무장 역으로 출연해 코믹 연기를 맘껏 선보이고 있는 지수원은 오는 20일부터 방송되는 MBC TV 새아침드라마 '보고 싶은 얼굴'(월∼토,오전 9시)에서 광고회사의 기획실장인 '김민주'역을 연기한다. "'쌍둥이네'에선 자기 일에는 완벽하지만 잘생긴 남자만 보면 사족을 못쓰는 코믹한 역을 맡고 있어요. 실제로 이 시트콤에선 12살 어린 남자와 재미있는 해프닝을 엮어냅니다. 반면 '보고 싶은 얼굴'에선 이뤄지기 어려운 사랑에 빠져 힘들어하는 재벌 2세의 역입니다" '보고 싶은 얼굴'에서 그녀가 맡은 김민주는 생기발랄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다. 천편일률적인 결혼에 환멸을 느낀 그녀는 실종된 아내를 무작정 기다리는 준혁(김주승)을 일때문에 만나게 된다. 민주는 그의 따뜻한 마음 때문에 사랑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준혁이 찾고 있는 아내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자신의 올케 수경(이응경)임을 알게된다. 민주는 수경이 기억을 되찾게 되자 그녀가 다시 준혁에게 돌아갈까봐 누구보다 두려워한다. "아침 저녁으로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 시청자들이 혼란스러워할까 걱정돼요. 하지만 연기하는데는 그리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아마도 제 안에 이 두 사람의 모습이 다 있는 것 같아요" 지수원은 지난 94년 영화 '투캅스'로 데뷔했다. 그후 '사랑하기 좋은날','피아노가 있는 겨울' 등의 영화에 출연했던 지수원은 지난 95년 '헤어드레서'를 끝으로 충무로를 떠났으며 지난 97년 KBS2 TV '오늘은 남동풍'을 마지막으로 연예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다가 지난 해말부터 영화와 몇편의 TV 단막극에 출연하면서 조금씩 활동의 폭을 넓혀왔다. "쉬는 동안 이곳저곳 여행 다니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명확해지는 것은 연기를 떠나서 살 수 없다는 것이었어요" 한때 최고의 주연급 배우였던 지수원은 최근 TV에서 조연급으로 나오는 것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작품에 대한 중압감이 별로 크지 않아 오히려 즐겁게 일할 수 있어요. 특히 '쌍둥이네'의 코믹연기를 통해 경직돼 있는 제 이미지를 조금씩 깨나갈 수 있어 기쁘다"고 대답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