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말까지 대일(對日)무역역조가 총 44억달러에 이른 가운데 소주 김치 김 등 한국 먹거리 삼총사가 '극일(克日)첨병'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소주 김치 김 등 전통 먹거리 품목들은 일본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진로 두산 보해 등 소주업체들은 이에따라 올들어 새 브랜드를 선보이고 다양한 판촉활동을 벌이는 등 일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소주 뿐만이 아니다. 농협김치는 기무치만 고집해온 자위대를 파고드는 등 기무치의 아성을 허물고 있다. 한국 먹거리의 이같은 선전에 힘을 얻은 듯 전통적 대일 취약품목이었던 부품·소재를 취급하는 기업들도 분발하는 양상이다. 한국 술의 대명사인 소주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 품목.지난해 수출된 8천6백30만달러 어치의 소주 가운데 90% 이상이 일본으로 수출됐다. 올 상반기에도 일본시장으로의 수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진로 56%,두산 35%,보해가 77%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양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내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소주가 고급술로 평가받으면서 일본인들의 음주문화와 입맛을 바꾸고 있다. 한국소주의 대명사인 진로소주의 경우 소매점에서 7백㎖짜리 1병에 8백∼9백엔의 고가에 팔리고 있다. 고급 위스키와 비슷한 수준이다. 소주 수출의 선봉장은 진로.진로는 '진로'소주를 앞세워 지난 98년 일본시장에서 희석식 소주업체중 단일 브랜드 1위에 오른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유통망 확충을 위해 지난해부터 구축하기 시작한 일본내 직판체제를 일본 열도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김치도 일본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농협 현지법인인 농협인터내셔널은 최근 해상 자위대에 깍두기를 매달 2?씩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부터 육상 자위대에 배추김치를 공급해 오고 있다. 판매방식도 다양해졌다. 지난해 10월부터 일본 우체국과 손잡고 통신판매에 들어갔다. 올해는 아사히TV홈쇼핑을 통해서도 김치판매를 시작했다. 농협측은 이를 통해 올해 지난해보다 21% 이상 늘어난 1천만달러어치를 수출한다는 목표다. 동원F&B도 '양반김'을 앞세워 일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도우미를 동원한 판촉행사를 통해 편의점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동원측은 올해 총 6백만달러어치의 양반김을 일본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한편 부품·소재산업 부문에서도 핵심기술로 무장한 국내기업들의 활약이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SDI,LG화학 등은 지난 7월 이전까지 90% 이상을 일본에서 들여오던 리튬2차전지의 양산체제를 갖춰 9백억원대의 수입 대체 실적을 올렸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