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0:45
수정2006.04.02 00:47
세무서 공무원이 휴가중 급류에 휩쓸려 익사 직전의 중학생을 구한 사실이 14일 뒤늦게 밝혀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부지방국세청 동수원세무서 징세과의 9급 말단 공무원인 최기춘(31)씨.최씨는 지난 5일 강원도 인제 미산계곡으로 두 아이 등 가족과 휴가를 갔다.
고무보트를 타고 급물살을 즐기는 래프팅 코스로 유명한 내린천 강가였다.
당시 빗물로 물이 불어난 내린천에서는 중학생 또래의 청소년이 탄 고무보트가 전복돼 급류에 떠내려가면서 "살려달라"는 고함을 연신 외쳐댔다.
주변에는 낚시꾼과 피서객들이 적지 않았지만 모두 발만 동동 굴렀을뿐 선뜻 구하려 하지 않았다.
그때 물가에서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30대 초반의 남자(최씨)가 물에 뛰어들어 사투끝에 학생을 구해냈다.
최씨는 그 과정에서 강변 자갈밭에 발이 찢겨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익사 직전의 학생을 성공적으로 구해냈다.
그러나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학생의 부모는 기진맥진한 아들을 끌고는 최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말 한마디 없이 현장을 떠났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