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유동성 기대 강보합권 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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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나스닥 급락 충격을 무난히 받아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미국 달러 가치 저하 경고 등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환율 수혜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
한국전력 등이 상승하면서 지수를 보합권에 묶어 두고 있으나 지수관련 대형주의 동참 가능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제한된 업종만으로의 추세 전환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나스닥지수가 넉달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이의 여파로 일본 닛케이 평균지수가 2% 이상 내리는 등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증시의 '독야청청' 기대는 다소 성급하다.
오는 29일 수정되는 미국 2/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거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7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1% 감소해 10개월 연속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기업재고와 매출도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이달 15일까지 무역적자가 16억달러로 올들어 최악을 기록했고 수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어들었다. 여전히 경기 우려가 세계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장중 조정에 이은 기간 조정 가능성이 높아 추격 매수보다는 현금 확보 뒤 조정시 대중주를 중심으로한 단기 매매 전략을 권하고 있다.
16일 종합지수는 낮 12시 56분 현재 578.31로 전거래일보다 1.16포인트, 0.20% 상승했고 코스닥지수는 0.63포인트, 0.90% 하락한 69.13을 가리켰다.
닛케이225 지수는 전날보다 250.67포인트, 2.13% 하락한 11,504.73에 오전장을 마감했고 나스닥선물은 약보합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관심이 집중된 달러/원 환율은 달러약세, 엔화 강세를 받아 9.10원 급락, 1,279.4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 건설, 은행, 증권 선두 =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한 때 570선을 내주기도 했지만 대중주와 환율 수혜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반전하기도 하는 보합권에서 추가 상승을 도모하고 있다.
월요일 건설주, 화요일 금융주에 이어 다시 건설주가 최선두에 나선 가운데 저금리와 경기부양 수혜주가 장세를 이끌고 있다.
건설업종 지수는 7%대 급등세를 보이며 하락 출발한 금융주를 상승으로 이끌어 냈다. 현대건설이 관리종목 탈피를 재료로 상한가를 들락이며 강세를 주도한 가운데 상장거래되는 56개 종목 가운데 51개가 강세다.
증권주와 은행주도 각각 3.15%, 2.11% 오름세를 나타내며 식지 않은 '유동성 열기'를 대변했다.
그러나 이들 업종에서 시작된 매수세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주도주로 부각은 됐으나 선도주로 나서며 다른 종목에 상승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세종증권 김욱래 연구원은 "은행, 건설주의 경우 상반기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나온 종목이 많아 유동성뿐만 아니라 실적에 있어서도 기대해 볼 만하다"며 "단기적으로 조정받더라도 저금리와 경기부양이 하반기 내내 이어질 공산이 큰 만큼 이들 종목이 주요 테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단기 급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업종은 여전히 저가 메리트가 살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대중주만으로 지수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 삼성전자 對 한국전력 = 이날 증시의 다른 한 축은 한국전력으로 대표되는 환율 수혜주다.
한국전력은 외국인의 집중적인 구애를 받으며 지난 화요일보다 1,050원, 4.71% 오른 2만3,350원에 거래됐다. 최근 40여일중 최대상승률이고 2만3,000원대에 올라서기도 한달만이다. 한진해운과 대한항공 등에도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시가비중 6.85%인 한국전력이 국민, 주택 등 대형 은행주와 더불어 다른 지수관련 대형주 약세를 상쇄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틀간의 필라델피아 하락 영향을 한번에 받으며 2.78%, 5,500원 내린 19만2,000원을 나타내고 있고 한국통신공사, SK텔레콤 등 통신주도 약세권에 머물렀다.
현대차는 장초반 2만원이 무너지기도 했고 쌍용차, 대우차판매도 매각지연 우려로 내림세다.
대신의 나 팀장은 "나스닥 하락에 따라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형 기술주가 상승 모멘텀을 얻기가 어려워 매물대 돌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외국인, 프로그램 매도 받아 = 수급상으로는 8거래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온 외국인이 유동성 공급에 일조하고 있다.
외국인은 환율수혜주와 금융주 등 극히 제한적인 매수 주문을 내놓고 있으나 580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물을 받아내며 반등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196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185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적극적인 거래 참여 속에 89억원 매도위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도는 577억원 출회되며 추가 상승 시도의 발목을 잡았다. 프로그램 매수는 170억원 유입에 그쳤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3억2,942만주와 1조2,924억원으로 활발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증권 투자전략팀 조덕현 차장은 "지난 화요일 세운 거래량이 증가 추세를 이어가며 5억주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선행지표인 거래량 기조가 이어지면 당분간 급락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차장은 "유동성장세의 선결조건인 미국증시 안정, 수급개선, 대량거래 중 두 가지가 만족한 만큼 1차 조정을 거친 뒤 매물벽 돌파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