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의 행운과 2001년의 악몽(?).오는 10월25일 출시가 예고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새로운 운영체제 윈도XP는 1998년 윈도98의 출시와 같은 행운을 맞이할까. 그때나 지금이나 MS는 IT발전의 흐름만은 정확히 읽었다. 90년대 중반 MS는 '인터넷 집중전략'을 천명하며 시장확대에 나섰다. 지금은 '닷넷 전략',소위 포스트 PC를 향한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전선이 아예 전면적으로 확대됐다. 1998년 윈도98 출시를 앞두고 당시 MS는 법원에 발목이 잡혀 있었다. 인터넷 브라우저시장을 차지하고 있던 넷스케이프사를 몰아내는 과정이 문제가 돼 미 법무부의 제소로 법정공방이 벌어졌다. 지금 MS는 윈도XP 출시를 앞두고 법무부 및 주정부 등 더욱 확대된 원고측에 발목이 잡혀 있다. 하급법원과 항소법원 간의 핑퐁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았다. 다만 1998년 항소법원은 MS에 분명한 승리를 안겼다. 윈도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분리하라는 하급법원의 예비명령을 항소법원이 기각했고,윈도98은 무사히 출시됐다. 윈도98에는 예비명령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해석에 뒤이은 것이었다. 지금의 항소법원은 MS의 회사분할이라는 하급법원의 명령만 기각했을뿐 독점의 족쇄는 풀어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MS는 항소법원에 재심리를 요청했지만 기각돼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어떻게든 '윈도XP의 성공적 출시'라는 MS의 의도가 엿보인다. 하지만 변수도 많다. 번들링(끼워넣기)의 대상이 인터넷 브라우저를 넘어 응용 소프트웨어 전반으로 확대됨으로써 더욱 늘어난 경쟁자들,프라이버시 위협과 제품출시 예고전략의 약탈성에 주목하는 소비자들이 바로 그것이다. 윈도98의 성공적인 출시에 뒤이어 바로 지금의 법정공방이 시작됐듯이 이들은 사후적으로라도 윈도XP를 둘러싼 법적 공격을 예고한다. 어쨌든 윈도XP는 말 그대로 호된 경험(e'XP'erience)을 치러야 할 운명인지 모른다. 물론 이 과정에서 '법과 기술간의 시차'로 인한 반복된 법적 논쟁이 새로운 경쟁정책을 형성시킬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안현실 전문위원ㆍ경영과학博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