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LG전자에서는 직급에 관계없이 억대 연봉을 받는 사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기존 성과급 평가·보상시스템을 대폭 손질,사원도 1억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성과주의 인사제도'를 다음달부터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지금까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일부 전문직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경우는 있었지만 팀워크가 강조되는 제조업체에서 억대의 연봉 지급 체계를 도입하기는 드문 일이다. LG전자는 연봉제 대상을 현행 대리급 이상에서 전 사원으로 확대하고 직급별 연봉격차를 현행 20%에서 1백%로 높이는 등 기본연봉 폭을 조정,같은 직급내에서도 연봉 차이가 2배 가까이 나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부장급이 최고 평가를 받을 경우 임원급 연봉에 해당하는 1억원을 받게 된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부장,차장,과장,대리,사원 등 5단계인 현행 직급체계를 리더(공식 조직 책임자,부장급),시니어(소규모 조직 책임자,차장 또는 과장급),주니어(대리급),어시스턴트(사원급) 등 4단계로 축소하고 능력에 따라 시니어나 리더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확대했다. 그러면서 한국적인 조직정서를 감안해 부장,차장,과장,대리 등 기존 호칭은 그대로 사용하면서 근무연수만 충족되면 자동적으로 상위호칭을 부여키로 했다. 사원에서 부장까지 올라가는 데 걸리는 기간은 18년에서 14년으로 줄였다. LG전자는 진급체계도 조정해 어학,IT(정보기술) 성적이나 근무연수보다는 직원의 역할과 능력에 대한 상사의 판단을 중시해 상사의 추천만 있으면 근무연수에 상관없이 진급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이번 인사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앤더슨컨설팅(현 엑센츄어)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았다. LG전자는 엑센츄어에 한국적 정서를 존중하는 선에서 성과중심 인사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김영기 부사장(인사팀장)은 "조직에 공헌하고 시장가치를 높이는 사람은 철저히 보상해준다는 점을 인식시켜 직원들이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사제도를 바꾸기로 했다"며 "창의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