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e기업 집중분석] 정보보안업체 '소프트포럼'..PKI 60%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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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보안 업체인 소프트포럼 직원들에게 "연봉"은 공통의 기밀사항 1호다.
이 회사에서 연봉을 공개하는 것은 해고사유에 해당된다.
회사측은 철통보안을 지키기 위해 연봉과 관련한 세금계산 등의 업무를 아예 외주로 해결한다.
이처럼 외국기업보다 더 철저하게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사장과 직원들이 밤새 술잔을 돌리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우리나라 기업이다.
안창준 사장은 "벤처기업 문화와 대기업 문화를 효율적으로 융합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우리회사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작업이 이제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말했다.
소프트포럼은 인터넷 전자상거래나 은행거래시 본인임을 확인하기 위한 공개키기반구조(PKI?Public Key Infrastructure)인증 솔루션 분야의 국내 선두업체다.
안 사장의 말처럼 과도기에서 서서히 안정기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기술력=정문술 전회장이 창업했던 미래산업 보안연구소가 소프트포럼의 전신이다.
인터넷이란 용어 자체가 생소했던 지난 1995년부터 PKI 연구를 시작,국내 처음으로 상용제품을 만들고 코스닥 등록 신청을 하기까지 소프트포럼은 기술력으로 승부해왔다.
지난 97년 연구원으로 미래산업에 입사했던 안 사장은 '수익은 못내고 밥만 축낸다'는 눈총을 받자 오기가 발동했고 직원들을 독려하며 연구에 매달렸다.
결국 국내 처음으로 인터넷 뱅킹 시스템을 발표했고 시티은행 전산망과 암호 시스템 연동에 성공했다.
지난 99년 미래산업에서 분사한 후 국내 PKI시장의 60%를 장악할 만큼 성장했다.
1백여명의 직원 가운데 40여명이 순수 PKI 연구개발 인력이고 20여명은 시스템 엔지니어들로 구성돼있는 등 기술인력에 대한 투자가 많다.
안 사장은 "세계적 업체인 인트러스트보다 2개월 앞서 인증서 배포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적어도 유수의 외국업체와 어깨를 견줄 만큼의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재무 상황=올 상반기에만 72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상반기 매출(39억원)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냈다.
그러나 인건비와 판매 관리비의 증가로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줄어들었다.
보안업체의 경우 매출채권이 매출액보다 높은 경우가 많지만 이 회사는 상반기 결산 결과 매출채권이 57억원이어서 높은 편은 아니다.
현금과 예금이 1백30억원이고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부채가 6천만원에 불과해 재무적 안정성이 비교적 높다.
◇비전과 전망=오는 2003년 아시아 시장에서 1위업체로 도약한 뒤 향후 5년 내 세계 최고의 PKI 업체가 되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또 PKI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해서 보안 e메일과 전자결제 및 권한인증 솔루션 등 연관사업에 적극 진출,수익모델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PKI 분야에 퓨쳐시스템 안철수연구소 시큐어소프트 등 보안업계의 강자가 진출하고 있어 내년부터 경쟁이 격화될 경우 저가 공세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안 사장은 "경쟁관계가 형성되겠지만 PKI 기반기술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경쟁업체가 안정적으로 솔루션을 운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다양한 PKI 응용 솔루션을 개발해 매출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