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벽 돌파를 향해 첫 걸음을 뗐다. 1라운드는 외국인이 이끌었다. 17일 외국인은 8월 들어 세 번째로 많은 1,201억원을 순매수, 지수 하향조정 예상을 뒤집었다. 이틀째 이어진 외국인 매수세는 달러 약세에 반응한 것이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날 주춤하긴 했지만 달러화 가치는 추세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주요 국가에 비해서도 저조한 상태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1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올 들어 일곱번째 금리 인하 기대도 달러화 약세를 거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 등 이머징 마켓의 상대적인 투자매력을 높이 평가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신용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매물 소화 과정의 1라운드를 무난히 마감했다”며 “다음 주에는 580~600 매물대 돌파를 위한 매매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 수석연구원은 “지수 하방 경직성도 한층 강화된 상태라 밑으로 출렁거릴 가능성 보다는 박스권에서 등락할 확률이 높다”며 “매물대 돌파에 있어서 관건은 투신권으로의 시중 자금 유입 등 유동성 기대를 뒷받침하는 실물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종합주가지수는 580.99로 전날보다 0.04포인트, 0.01%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10포인트, 0.14% 오른 69.14로 거래를 끝냈다. 종합지수는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닷새째 상승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는 장 중 주로 강보합권에 머물다 하루 만에 하락세를 끊었다. 거래는 주말을 앞두고 전날보다 줄었다. 거래소에서는 4억3,705만주, 1조8,032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고 코스닥에서는 2억7,102만주, 1조350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선물시장에서는 기관 매수세로 지수선물 9월물이 오름세를 유지했다. 전날보다 0.30포인트, 0.42% 오른 71.50에 거래됐다.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06으로 백워데이션. 시장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을 보임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크게 앞질렀다. 매도는 차익 237억원, 비차익 514억원 등 모두 751억원이었고 매수는 비차익 거래 중심으로 319억원에 그쳤다. 매수우위로 장을 출발했던 개인은 374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사흘째 차익 실현에 주력했다. 기관은 사흘만에 순매도로 전환하며 788억원 어치를 팔았다. 이날 금액으로 매도 우위를 기록한 개인의 경우 수량으로는 8월 들어 두번째로 많은 1,037만주 이상의 주식을 사들였다. 비싼 주식을 파는 대신 건설, 은행, 보험 등 싼 주식을 대거 매집한 것.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 중 SK텔레콤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 모두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한국통신은 MSCI 비중 확대 소식에 힘입어 오름세로 전환, 눈길을 끌었다. 장 중 내내 오름세를 유지한 한국전력은 원화 강세에 힘입어 닷새 연속 강세였다. 포항제철은 하반기 실적 호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반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의 등락은 엇갈렸다. 삼성전자가 강보합세를 기록한 반면 하이닉스, 미래산업 등 일부 반도체 관련주는 하락반전 했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앤푸어스는 이날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장기신용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 했다. 환율 수혜 종목으로 지목 받았던 대한항공은 미 연방항공청이 우리나라를 항공 안전 위험국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에 5% 가까이 떨어졌다.아시아나항공도 잠시 상승반전 했지만 내림세로 마감했다. 대한항공은 닷새만에 내림세로 돌아서며 힘겹게 7,000원선에 턱걸이했다. 대우차판매는 대우차 매각 협상을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는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으로 닷새만에 상승전환, 6% 이상 올랐다. 현대건설이 신용등급 상향설에 힘입어 전날 상한가에 이어 12% 가까이 급등,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건설주 강세를 주도했다. 전날 연중 고점을 경신했던 건설업이 나흘째 상승세를 유지하며 지수 62선을 상향 돌파, 고공 행진을 계속했다. 반면 은행, 증권, 보험 등은 1% 안팎 약세 마감했다. 내린 종목 456개로 오른 종목 349개를 약간 앞섰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