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한국전력과 우량 은행주를 집중 매수한 반면 현대차 보유 비중을 축소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7일 외국인은 달러화 약세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한국전력을 424.5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또 삼성전자와 한국통신을 각각 125.7억원과 108.9억원 순매수했다. 각각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반등과 MSCI 비중 확대 소식이 외국인 매수를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목요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사흘만에 반등하며 1.76% 올랐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8월 분기별 지수 재조정을 통해 MSCI지수내 한국통신 비중을 기존 0.2%에서 0.25%로 확대했다. 외국인은 유동성 장세 기대감 속에 은행, 건설, 증권 등 대중주에 대한 관심도 지속했다. 주택, 국민, 하나, 신한은행을 각각 102.3억원, 100.8억원, 81.1억원, 57.1억원 순매수했고 현대산업 62.8억원, LG투자증권 39.6억원, 삼성증권 35억원 등에 매수우위를 보였다. 반면 현대차를 148.5억원 순매도, 외국인 순매도 1위에 올렸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804억원 어치를 처분했다. 미국 경기침체 지속에 따른 하반기 수출부진 우려가 달러화 약세로 인해 더욱 짙어졌다. 또 국내 소비심리도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내수판매 악화 부담도 더해졌다. 외국인은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된 하이닉스를 83.8억원 순매도했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앤푸어스는 하이닉스반도체 장기신용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D램 가격 하락 등 심각한 시장여건에 따른 수익성과 현금흐름 전망 악화를 이유로 들었다. 또 삼성중공업을 62.1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최근 25거래일중 이틀을 제외하고 삼성중공업 지분을 지속적으로 축소, 25%에 달하던 지분율이 18%대로 급감했다. 2/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데다 환율 하락에 따른 실적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LG전자 32.5억원, 대우증권 19.3억원, 두산 8.9억원, 한미은행 8.1억원, 삼성SDI 5.8억원 등을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이틀 연속 매도우위를 이어가며 지난 2일 이후 최대인 1,201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목요일 뉴욕증시가 장막판 반등한 분위기를 받아 외국인이 매수에 나섰다"며 "특히 달러화 약세 전망에 따라 매수 규모를 늘린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구두 개입 등으로 환율 하락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고 나스닥지수 반등도 기술적 수준에 불과한 만큼 외국인의 대량 매수가 이어지리라고 기대하긴 어렵다"며 "당분간 기술주에 대한 적극적인 비중 확대보다는 우량 은행, 건설주와 재료보유주 위주로 단기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