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홍콩 부동산시장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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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부동산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붐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1997년에 비해 가격이 폭락했음에도 불구, 좀처럼 투자열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홍콩에 살고 있는 루이스 챈(30)씨는 주택소유권이 사상 최고 페이스로 바뀐 97년에 아파트를 사볼까 생각했다.
아파트 분양을 받기 위해 은행대출까지 받았다.
하지만 그해 홍콩 부동산시장의 거품은 붕괴됐다.
지금은 아파트분양에 당첨 안된 것을 천만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가격하락으로 아파트 매입여건이 상당히 호전됐지만 97년보다 빨리 내집을 갖겠다는 "의욕"은 더 떨어졌다.
홍콩의 경제도, 부동산시장도 예전같지 않으리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97년초 3만홍콩달러(3천8백40 미달러.약 5백만원) 정도의 월수입이 있어야 입주가 가능했던 신규아파트는 현재 1만8천달러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97년 30% 정도였던 "구매가능자"가 현재는 55%로 늘어났다는 의미다.
건설업체들의 타격도 크다.
홍콩의 7대 건설업체는 지난해 상반기 1만8천가구를 분양했다.
올 상반기엔 이 숫자가 1만2천가구로 급감했다.
주택 공급규모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98년 5만1천가구를 기록한 주택공급은 99년 2만9천가구, 2000년 1만6천가구로 급감했다.
홍콩의 부동산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지난 97년 거품붕괴를 경험한 홍콩사람들이 성급한 투자를 꺼리고 있고 전세계 경기둔화로 부동산투자가 매력을 잃고 있는 것도 그중 하나다.
점차 확대되고 있는 중국과의 경제통합으로 홍콩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감도 부동산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홍콩인들의 투자관심이 급속히 중국 본토쪽으로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한햇동안에만 1만~1만4천명의 홍콩인들이 선전 및 중국 부유층 밀집지역인 주장(珠江) 삼각주 등에서 주택 및 토지를 매입했다.
이는 지난해 홍콩 신규주택판매 건수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무한한 성장성과 싼가격이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홍콩에서 97년 6월 평방피트(약 0.028평)당 2천6백달러였던 중급아파트 가격은 현재 선전에서 8백홍콩달러 정도다.
전문가들은 선전 등과의 부동산가격 차이가 어느정도 좁혀지기 전까지는 홍콩 부동산시장에 찬바람이 계속 불 것으로 전망한다.
[ 정리=국제부 inter@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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