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열린 "2001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대회. 한국팀이 프랑스와의 첫판을 5대 0으로 대패한 후 나머지 두 경기를 이겨 체면을 유지하자 선수 스태프 대한축구협회 등 축구관계자들 못지않게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국가대표 축구팀 히딩크 감독을 광고모델로 사용한 삼성카드. 삼성카드 직원들은 한국팀 성적에 따라 며칠새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신용카드사들이 올해를 시장성숙기에 본격 진입하는 시점으로 판단하고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퍼붓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국내 최고수준의 대우를 받고 삼성카드 모델로 나섰는가 하면 이영애 황수정 유지태 고소영 등 빅모델이 총출동해 카드사를 대신해서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광고비도 한해전보다 최저 50%, 최고 3백%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비씨카드는 올해 광고비를 1백50억원으로 잡고 있다. 2000년의 광고비 50억원보다 3배나 많은 금액이다. LG카드 삼성카드도 지난해의 2백억원과 1백60억원보다 50~1백% 가량 증가한 3백억원 안팎의 광고비를 지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카드사들은 광고전이 치열해지면서 광고차별화 전략에도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카드는 가장 많은 혜택을 주는 카드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카드 하나만 있으면 가장 알차고 풍요로운 소비생활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 광고카피도 "저스트 원 삼성카드"다. 국내 최고의 모델료를 지불하고 각고의 노력끝에 캐스팅한 "히딩크"편은 월드컵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월드컵의 성공, 더 정확히 말하면 히딩크의 인기도에 따라 삼성카드의 희비도 교차될 전망이다. 99년 카드업계에서 최초로 브랜드 이미지 광고를 선보이며 광고전에 불을 당긴 LG캐피탈은 톱탤런트 이영애를 1년 넘게 광고모델로 등장시키고 있다. "내게 힘을 주는 나의 LG카드야"란 CM송을 앞세워 "친근한 벗"으로 다가가는데 성공했다는 평가. 쇼핑, 스포츠, 댄스파티 등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보고 싶은 행복한 상상을 LG카드로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광고로 표현하고 있다. 비씨카드도 업계 1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광고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비씨는 20~30대를 타깃으로 선정해 "고객은 A, 카드는 BC"라는 슬로건으로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카드, 꼭 필요한 카드"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이미지 광고만 해오던 국민카드는 올해부터 20~30대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국민패스카드 이퀸즈카드 등 두개의 제품광고를 선보였다. 지난 4월 실시한 한국갤럽 조사결과 국민카드의 광고는 1.4분기에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고 기억에 남는 카드광고로 꼽혔다. 국민카드는 "비충전 후불식 교통신용카드"라는 제품의 특성을 따뜻한 이미지의 모델 유지태씨가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외환카드는 올해말까지 광고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을 세우고 9월에 새 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카드사 마케팅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리볼빙카드시장에서 선발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굳히는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