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설계사 되기가 까다로워졌다. 생보사들의 보험설계사 모집 관행이 마구잡이식 대량 증원에서 선별 충원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신인 설계사를 유치하는 기존 설계사들에게 부여했던 각종 혜택을 최근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삼성은 신인 설계사 채용이 크게 줄어들어 지난해말 6만2천여명이던 전체 설계사 수가 7월말 현재 5만6천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회사측은 확실한 자질을 갖춘 설계사만 육성하는 방식으로 설계사 규모를 4만명까지 계속 줄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전의 설계사 증원을 통한 영업력 강화보다는 기존 설계사의 재정설계 능력을 높이는 쪽으로 설계사 육성 전략을 바꿨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교보생명도 모집 단계의 심사를 크게 강화했다. 설계사 지원자를 대상으로 세밀한 적성 검사를 실시한 후 지점장 지점육성과장 시장개발과장 등이 참여하는 면접위원회를 통과해야 모집인 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신인 설계사를 엄선해 선발토록 각 지점에 지침을 내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생보 시장이 포화 상태에 들어선 만큼 무턱대고 신인 설계사를 뽑아 영업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SK생명을 비롯한 대부분 보험사들은 부실 모집의 가능성을 막기 위해 연령 학력 등을 감안해 설계사를 선발토록 하고 있다. 한편 생보사들이 신인 설계사를 엄선하면서 생명보험 모집인(설계사) 자격시험 응시자도 크게 감소했다. 생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중 모집인 자격시험 응시자는 15만1천4백여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1% 가량 감소했다. 회사별로는 삼성이 41.7% 감소했고 교보도 55.4%나 감소했다. 이 기간중 설계사 규모는 21만2천명에서 20만4천5백명으로 7천5백명 줄었다. 협회측은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영업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만큼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