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남구 효자동 포항공대 창업보육센터.밤12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입주업체인 씨그몰(대표.이태훈)엔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난치병 치료제 등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창업한지 1개월만에 한화석유화학 8억원,SK(주) 5억원 등 모두 20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저력은 바로 포항공대에서 나왔다. 정직원 8명외에 포항공대에 소속된 첨단 연구인력 50여명이 이 회사의 연구개발에 직.간접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펄서스테크놀러지의 차세대 디지털 앰프와 브이엠티의 진공 펌프 및 제어계측장비 등 세계가 주목할 첨단 제품들이 이곳에서 양산되고 있다. 한국형 실리콘밸리의 꿈이 이곳에서 영글고 있는 것이다. 1998년7월 문을 연 포항공대 창업보육센터에는 현재 13개업체가 입주해있다. 입주 업체의 절반 가량이 포항공대 교수들 창업과 관련이 있다. 또 센터의 관리 및 지원은 포항공대 전체 실험연구실이 함께 하고 있다. 포항공대 전체가 IT(정보기술).BT(생명기술).ET(환경기술)등 첨단 벤처의 서식지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동식물 기능성 유전자 원료물질을 개발하는 제노마인과 에이즈 DNA백신을 개발하는 제넥신 등의 유망 바이오 벤처기업들에 거는 업계의 기대는 무척 크다. 창업보육센터장인 이전영 교수는 "국내 최고의 연구인력과 실험실,기자재,첨단 정보네트워크망 등이 구축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전국 최고의 벤처의 요람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학에서 창업한 15개 벤처기업들은 최근 회사 또는 개인소유 주식 등 총 8억여원을 대학에 기부할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폭발적이다. 이 때문에 민간 예비창업자들은 임대료가 전국 창업보육센터에 비해 평균 20%가량 비싸도 "입주티켓"을 따기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포항공대 인근에는 현재 포항 테크노파크 공사가 한창이다. 포항시가 5백억원을 들여 4만2천여평 규모의 포항테크노파크를 오는 2005년 완공하면 포항공대 및 포항산업과학연구원과 함께 총 58만평 규모의 "철의 포항 벤처밸리"가 용틀임을 하게된다. 서울에 몰려있는 유망 벤처기업들의 "남진(南進)"도 이제 시간문제다. 포항=하인식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