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서 찾는 지혜] 비움의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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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虛爲琴瑟,
목허위금슬,
竹虛爲笙芋.
죽허위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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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속이 비어있음으로 해서 금과 슬이 되고,대는 속이 비어있음으로 해서 생과 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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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원매(袁枚)의 '견회잡시(遣懷雜詩)'에 있는 말이다.
금이나 슬은 위판과 아래판 사이를 비워 그속에서 소리가 울리도록 만든 것이고,생과 우는 대나무 통 속을 지나가는 바람을 구멍의 크기로 조절해 각기 다른 소리가 나도록 만든 것이다.
통나무에 줄을 붙이거나 구멍을 뚫으면 거기에서는 현악기나 관악기의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릇은 속이 비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물건을 담을 수 있다.
이미 뭔가로 가득 차 있는 그릇에는 다른 것을 더 담을 수 없다.
그러므로 속을 비운다는 것은 거기에 뭔가 더 소중한 것을 담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의 발로요 생산수단이라 할 수 있다.
마음을 비우는 일이 바로 더 높은 가치의 창출을 위한 정신활동이기도 하다.
이병한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