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긍정적인 경기지표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최근 4개월 연속 상승한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대표적 예이다. 일부 경기 지표의 긍정적인 신호는 "베이지 북 충격"으로 사그라 들었던 경기 호전 희망의 "불씨"를 다시 살려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경기 회복 여부를 단정짓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져볼만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초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증시로 자금이 흘러들어오지 않아 투자자들이 지쳐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외 경기지표 호전추세는 "가뭄에 단비"처럼 여겨지고 있다. ◇국내외 경기지표 동향=최근의 경기 관련 지표는 '절망'보다 '희망'쪽에 가깝다. 지난달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달에 비해 0.3% 상승했다. 지난 4월 상승세로 반전된 뒤 4개월째 오름세다. 지난 6월 전달 대비 마이너스 0.9%까지 내려갔던 산업생산지수 증가율도 지난달에 마이너스 0.1%로 다소 진정되는 추세다. 국내적으로는 2·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전년 동기보다 2.7%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0.5% 성장,지난 1·4분기(0.3%)에 플러스(+)로 반전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대증권 정태욱 이사는 "통상 미국의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는 6개월 가량의 시차가 있다"면서 "선행지수가 4월부터 상승 반전된 만큼 오는 9,10월부터 동행지수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9개월 가량이 걸리는 금리 인하의 약발이 퍼지는 시점과도 거의 비슷하다. 정 이사는 그러나 "미국 경기의 반등이 있다 해도 그 폭이 작고 IT(정보기술) 분야로 확산되긴 힘들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이남우 상무는 "국내외적으로 구경제 분야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경제 분야 기업들의 실적은 2·4분기보다 3·4분기와 4·4분기에 더 나빠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경제와 달리 신경제쪽은 바닥이 언제인지 아직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양쪽이 서로 다른 사이클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금리 인하 약발 있을까=미국이 다시 금리를 내렸지만 국내외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증권 정 이사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재료가 이미 주식시장에 반영됐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미국과 한국 증시가 박스권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이 상무도 "금리 인하보다는 FOMC(공개시장위원회)의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코멘트가 오히려 중요하다"고 말했다. ◇투자전략=전문가들은 기술주보다는 전통주 위주의 접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산업과 첨단산업간 경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특히 최근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단기 랠리를 펼쳤던 저가 대중주가 모두 내수 관련주여서 다시 한번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동양증권 박재훈 차장은 "과거 91,92년의 경우 미국이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하했을 때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면서 "호전된 일부 경기지표와 함께 금리 인하가 호재로 작용할 경우 단기적으로 건설 금융주 등의 저가 대중주가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