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나 직장 구했어" 대우자동차 퇴직 근로자인 K씨(32)는 지난 20일 아내에게 전화하면서 이렇게 울먹였다. 새 직장을 얻어 기쁜 날인데도 그는 흐르는 눈물을 억제하지 못했다고 한다.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13년간 근무하다 지난 2월 퇴사,인천지역 P사에 입사한 K씨는 새직장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차 있었다. "아내가 무척 기뻐하더군요. 가슴앓이가 심했을텐데 오히려 저보고 고생 많이 했다며 위로합디다. 사실 다닐 직장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지 이제 알게 됐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방황하면서 많은 인생공부를 했어요. 열심히 다닐 겁니다" K씨는 자기와 같은 처지였던 4천5백여명의 퇴직 동료들이 모두 새 직장에서 새출발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씨처럼 새 직장을 찾은 대우자동차 퇴직 근로자는 한둘이 아니다. 뿔뿔이 흩어지기는 했지만 모두 1천39명이 새 일자리를 얻었다(재취업자 8백77명,창업자 1백62명). 대우자동차 퇴직근로자들이 이처럼 재취업과 창업에 나설 수 있게 된 데에는 지난 2월 설립된 '대우자동차 희망센터'의 도움이 컸다. 대우차 희망센터는 지난해말과 금년초 대우자동차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대량 퇴직자를 노동시장에서 재흡수,고용안정을 이루기 위해 2월 노동부와 인천시 등의 도움을 받아 설립됐다. 설립 초기인 지난 3월 이 센터는 전국 30인 이상 고용기업 2만6천여개 회사에 '1사1인 일자리 나누기'편지를 보내 취업을 호소했다. 대우자동차 근로자의 아픔을 함께 나누자는 내용이었다. 지난 4월에는 인천시립체육관에서 퇴직자를 위한 대규모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지금도 2천여개가 넘는 회사에 퇴직자의 이력사항을 보내 취업 마케팅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희망센터는 지금까지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등 지역에 사무직 5백89명과 생산직 2백88명을 취업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또 9월말과 10월중순 서울 및 인천에서 노동부와 경제5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채용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희망센터측은 대우차 퇴직근로자 1천명 재취업 및 창업을 축하하는 기념행사를 22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센터 건물에서 김호진 노동부장관,최기선 인천시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기로 했다. 인천=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