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 장세, 길게 바라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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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전날 급락을 딛고 일어서는 저력을 내보였다. 뉴욕 증시 반등을 발판 삼아 수출부진, 인천정유 1차부도 등 악재를 흡수했다. 개인이 금융주와 건설주를 매집, 유동성 열기를 다시 분출했다.
외국인은 반도체와 우량 은행주를 집중 매도하면서도 포항제철, 현대차 등 전통주 비중은 높였다. 미국에서는 소비자신뢰지수에 이어 경기선행지수가 넉달 연속 오르는 등 경기회복 기대를 되살렸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뉴욕증시 상승이 안전판 역할을 한 가운데 개인의 활발한 매수세를 바탕으로 반등에 성공했다"며 "인천정유 악재에도 은행주 외에는 크게 하락 영향을 받지 않는 등 시장 심리는 살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나스닥 등 해외증시 안정과 은행, 건설 등 대중주 추이를 지켜보면서 이들 종목과 외국인 선호주 위주로 조정시 저가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했다.
초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8조원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투신권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으나 주식형펀드 잔고는 오히려 지난달 말보다 줄었다. 유동성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줬던 거래량도 지난 14일을 정점으로 감소추세다.
조정 국면이 길어지면서 단기상승 이전 지수인 540대로 복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겠다. 유동성 기대감에서 비롯된 장세가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조정에 진입한다는 전망이다. 박스권을 위로 옮기기 위한 계기가 마땅치 않다. 이날 2/4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보다 낮게 나왔고 이달 20일까지 수출도 18% 격감한 것으로 나타나 'L'자형 경기 침체 우려를 짙게 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시장 전체적으로 유동성 기대감이 무산되면서 저가 개별주로 매기가 옮아가며 일부 투기적인 매매가 나타나기도 했다"며 "현재 시장의 핵심은 경기와 실적이기 때문에 이같은 매수세는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추가 조정이 불가피해 보이는 만큼 현금 비중을 확대하면서 적극적인 매수를 자제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화요일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인하 결정을 내린다. 여러 차례 시사했던 금리인하 폭은 0.25%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간헐적으로 충분히 반영된 만큼 뉴욕도 서울도 상승 모멘텀을 얻지 못할 전망이다. 관심은 FOMC의 진단과 향후 경기에 대한 코멘트에 쏠려 있다.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 정례회의 때는 증시가 금리인하에 한박자 늦게 반응하기도 했다. 그러나 FOMC 회의 이후 별다른 경제지표 발표나 재료가 예정돼 있지 않아 재연 가능성은 낮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