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율 등 호재 아닌데...", 반도체주 강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대부분 오름세를 나타내며 증시 전면에 부상했다.
22일 삼성전자가 장초반 하락세를 접고 낮 12시 7분 현재 전날보다 3,500원, 1.88% 오른 18만9,500을 기록하고 있고 하이닉스는 35원, 2.24% 높은 1,600에 거래되고 있다. 아남반도체, 신성이엔지, 주성엔지니어 등 관련주 오름폭도 크다.
이날 반도체주의 강세는 반도체 브로커가 D램 사재기에 들어갔다는 일부 보도와 북미 반도체장비업체의 7월 주문 출하비율(BB율)이 석달 연속 개선됐다는 소식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하이닉스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 추가지원 결정이 임박하면서 강세를 거들었다.
그러나 이날 강세는 추세 전환이라기보다는 외국인의 선취매에 따른 기술적 수준이라는 견해가 많다. 이날 나온 재료는 장 시작전 노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등 대부분 관련주는 하락 출발했다가 외국인 매수세와 더불어 방향을 틀었다.
화요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 이상 급락하는 등 나스닥지수가 급락함에 따라 반도체에 대한 외국인 매도 공세가 예상됐으나 매수우위를 나타낸 것. 이는 수요일 뉴욕증시에 반영될 BB율을 다분히 의식한 매수라는 지적이다.
21일 반도체 장비재료협회(SEMI)는 7월 BB율이 지난 6월 0.56보다 오른 0.67을 기록, 지난 4월 10년중 최저 수준을 나타낸 이후 석달 연속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또 장비 주문이 바닥에 달했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동원경제연구소 김성인 연구원은 "사재기 보도와 더불어 반도체 가격이 8,9월 바닥에 이르렀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삼성전자가 19만원선을 회복하는 등 관련주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반등이 공급측면에서 나온 것이어서 추세로 보긴 무리가 있다"며 "윈도XP 등 계절적인 수요 증가 여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문과 출하 비율을 나타내는 BB율은 주문이 석달째 소폭 증가하면서 상승했다. 그러나 출하가 전달보다 12%,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무려 52% 감소한 영향이 더 컸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분자인 주문 증가분보다 분모인 출하 감소폭이 큰 데다 주문, 출하 등 전체 금액에서 큰 변동이 없어 별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며 "반도체 바닥이 내년 중반으로 추정되는 만큼 삼성전자 20만원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사재기 징후는 크지 않다"며 "사재기 하더라도 단기 차익을 노린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K증권 전우종 부장은 "과거 통계를 감안하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움직임은 BB율 자체보다는 주문금액과 상관관계가 높았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 선취매가 유입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주문 증가는 반도체 업체들의 업그레이드 장비 주문 증가에 따른 것으로 파악돼 향후 공급과잉 요인으로 등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부장은 "BB율은 경기에 후행하는 지표인 점을 감안할 때 이날 강세는 심리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D램 가격이 더 이상 하락하지 않으리란 기대감이 BB율 개선과 맞물린 것"이라고 말했다.
전 부장은 "대만 업체의 감산 논의 본격화, 마더보드 출하량 증가, 윈도위XP의 본격적이 마케팅 증가 등 추세 전환에 대한 확실한 그림이 그려지기 전까진 반도체 관련주는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