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해외유전 개발에 눈을 돌린 것은 지난 70년대 두차례에 걸친 석유파동을 겪고나서부터다. 안정적인 원유공급에 대한 필요성이 절박해지자 지난 78년말 '해외자원개발사업 촉진법'을 만든데 이어 79년3월 '한국석유개발공사'를 설립했다. 정부차원에서 해외 유전개발에 적극 나선 것으로 이 회사는 지난 99년초 이름을 '한국석유공사'로 바꿨다. 첫 사업은 지난 81년 코데코에너지(주)의 인도네시아 서마두라 유전개발 사업. 이후 지난 6월말까지 20년동안 모두 36개국 99개 사업(탐사사업 75,개발생산사업 24)에 진출했다. 이미 마무리지은 사업을 제외하고 지금도 23개국에서 52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중 석유공사는 12개국의 17개 사업을 추진중이다. 우리나라가 해외 유전개발 사업에 나선 이후 지난해 말까지 확보한 가채매장량은 모두 9억1천6백만배럴에 이른다. 이중 석유공사가 참여해 확보한 물량은 1억4천만배럴. 그동안의 투자에 대한 회수율은 78.2%에 이른다. 총 32억7백만달러를 투자해 25억9백만달러를 회수했다. 석유공사가 해외에서 성공한 대표적 사업은 베트남15-1광구와 리비아NC174광구, 베트남11-2광구, 페루8광구 등이다. 리비아에선 6억8천만배럴의 가채매장량을 확보해 마리브광구 이후 10년만에 대규모 매장량 발견에 성공, 2003년말이면 생산개시할 예정이다. 베트남11-2광구에선 1조2천억 입방피트의 가스를 발견해 2004년말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내 최초로 생산광구입찰에서 낙찰받은 페루에서도 8천8백80만배럴의 가채매장량을 확보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대륙붕 제6-1, 동해-1 가스전에서 경제성이 있는 매장량을 확인해 우리나라가 산유국 대열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편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석유공사와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해외 유전개발 사업에 적극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97년말의 외환위기 이후 다소 침체상태에 빠져든 실정이다. 유전개발 사업이 국가 전략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일관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