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2월 3일 임창열 당시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은 프랑스제 몽블랑 만년필로 IMF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이행각서에 서명했다. 그로부터 3년 9개월 뒤인 2001년 8월 23일.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IMF 졸업장이라 할 차입금 최종상환 결재서류에 서명하면서 국산 아피스 만년필(상표명 임페리얼)을 썼다. 아피스 만년필은 한은의 화폐금융박물관에 '모셔진다'. 전 총재는 "정말로 감개가 무량하다"며 자신이 서명한 결재서류와 만년필을 한은 박물관에 전시해 두고두고 기념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만년필은 전 총재가 '역사 깊은 서명'을 위해 특별히 국산으로 준비토록 지시해 마련된 것. 비서실 관계자는 "서명용 만년필을 주문했더니 아피스측이 무상으로 기증하겠다고 해 그 의사를 존중해 받았다"고 설명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