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김용채 건설교통부 장관이 공식업무를 시작한 23일 건교부 각 실·국의 관리들은 새 장관에게 할 업무보고를 준비하느라 종일 부산했다. 그러나 관리들은 "장관이 새로 온 만큼 업무보고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지만 지난 3월 신임 오장섭 장관에게 한 것과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려니 한심하다는 느낌"이라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사실 전·월세대책을 비롯해 항공안전 2등급 추락,판교신도시 추진 등 발등에 떨어진 불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한가롭게 업무보고를 준비해야 하는 처지가 짜증난다는 표정들이었다. A서기관은 "5개월전과 별반 달라진 게 없어 솔직히 그대로 리바이벌하는 수준밖에 안된다"며 잦은 장관교체와 업무보고를 비난했다. 그러나 B서기관은 "업무보고는 통과의례이긴 하지만 자칫 신경쓰지 않았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라며 "다른 일은 일단 접어두고 보고서 작성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C주사는 "이번 장관은 얼마나 재임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건교부는 지난 94년말 건설부와 교통부가 통합된 이후 오명 추경석 이환균 이정무 이건춘 김윤기 오장섭씨 등 장관 7명을 맞았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