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기온이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것도 올해는 이번 주말이 마지막이 아닌가 한다. 요즘에는 한낮에 라운드를 해도 땀이 그다지 많이 나지 않는다. 어느새 연중 최적의 시즌이 눈 앞에 다가왔다. 날씨 좋고,동반자도 좋은데 일행 중 꼴찌를 하면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네 명 가운데 4위를 하는 골퍼들을 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서두른다. 연습장에서 잘 유지하던 템포와 리듬이 코스에만 나오면 빨라진다. 티샷을 순식간에 해치우려 하고 앞팀이 '사정거리' 안에 있는데 급히 샷을 한다. 둘째 바로 결과를 확인하려 든다. 길어야 1초인데 그것을 못참고 고개를 든다. 드라이버샷은 물론 60㎝ 거리의 퍼팅을 할 때도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결과부터 확인하려 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굿샷이나 홀인과 거리가 멀다. 셋째 탓을 많이 한다. 골프에서 모든 샷은 골퍼의 책임인데도 캐디를 탓하고 장비를 탓한다. 심지어 날씨 코스 소음 징크스를 핑계거리로 대기도 한다. 넷째 내기에 너무 집착한다. 적당한 내기는 흥미를 돋우고 집중력을 높인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내기도 지나치면 화가 되는 법.특히 '하수'가 '고수'를 상대로 액수를 높여가며 내기를 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다섯째 분수를 모른다. 기량은 90대인데도 프로샷을 흉내내려고 한다. 그린까지 1백50야드 이상 되고 또 앞에 해저드가 있는데도 곧바로 깃대를 겨냥한다거나 러프에서 안전한 탈출 대신 온그린을 노리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