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G컨소시엄이 24일 현대증권의 우선주 발행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투신증권을 비롯 현대계열 증권3사에 공동 투자키로 한 정부와의 양해각서(MOU) 체결은 자칫 원점으로 돌아갈 중대기로에 봉착했다. AIG측은 이날 "주당 8천9백40원의 가격으로 우선주 발행을 의결한 현대증권의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이는 현투증권과 현대투신운용에 대해 AIG가 제안한 투자의 실현을 방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AIG는 또 "현대증권이 결정한 조건하에서는 여러 거래 조건들이 신속하게 조정되지 않는 한 거래가 완결되기는 힘들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AIG측은 우선주 발행가격으로 7천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지창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유가증권 발행규정상 우선주를 제3자에 넘길 경우 기준가에서 10% 이상을 할인할 수 없다는 점을 AIG측이 알고 있다"며 "AIG의 돌발적인 입장표명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는 AIG측과 정상적으로 현투증권 매각 MOU를 체결했다"며 "협상진행 과정에서 AIG측이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AIG측에서 현대증권 인수의 핵심 사항인 가격문제를 제기한 만큼 앞으로 본계약 체결까지의 과정에서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자칫 현대증권 3사의 매각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