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파산1부(재판장 변동걸 부장판사)는 24일 조양상선에 대해 회사정리절차(법정관리) 폐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조양상선은 파산절차를 밟게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회계법인 조사결과 청산가치는 1천2백96억여원인 반면 존속가치(계속기업가치)는 이를 크게 밑도는 7백7억여원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장기간 경영상태가 악화된 상태에서 뒤늦게 법정관리를 신청,계속기업가치가 낮게 나와 법정관리를 폐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법원의 이날 결정에 대해 조양상선은 서울 고등법원에 항고할 수 있지만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가 워낙 큰 것으로 나와 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법원 관계자들은 전했다. 조양상선의 항고가 기각되고 법원의 파산선고가 확정되더라도 회사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파산법인 형태로 필요한 사업을 지속하면서 빚을 갚아 나가게 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한때 회생가능기업으로 분류됐던 조양상선이 결국 파산의 길을 걷게 되다니 허무하다"면서 "결국 투자부족과 보수적 경영이 실패의 원인이 된것 같다"고 말했다. 박남규 회장이 지난 61년 창립한 조양상선은 80년대 후반까지만해도 공격적인 항로개척으로 인해 세계 해운업계에서 주목을 받았으나 세계적인 선사들이 컨테이너선 대형화.스피드화 등 선대재편 작업에 들어간 90년대부터 조양상선은 차츰 밀리기 시작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외화부채로 인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재무구조가 계속 악화되면서 본격적인 경영난에 빠져들었다. 조양상선은 그동안 업무제휴사인 한진해운의 지원으로 위기를 넘겨왔으나 작년부터 갚지 못한 용선료가 600억원에 이르면서 일부 선박을 억류당하는 등 파행운영을 거듭해왔다. 작년 11.3 기업 퇴출 발표 당시 조양상선은 회생 가능 기업으로 분류돼 퇴출위기를 모면했지만 이후 금융권과 거래기업의 대출 조기상환 압박이 더해지면서 결국 지난 5월 말 법정관리를 신청했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