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에 담배공장을 세우는 영국 BAT(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의 한국법인 사장 존 테일러. 그는 "담배를 피우느냐"는 질문에 "화장품 회사 사장한다고 립스틱 바르진 않잖아요?"라며 회사 때문은 아니지만 자신을 애연가라고 소개했다. "담배 회사에서 일한지는 20년째고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것은 한참 더 됐어요. 개인 취향이죠" 그는 사회적인 이슈로서 흡연을 얘기하기 시작하자 무척 진지해졌다. "흡연을 조장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흡연자들에게 더 많은 브랜드중에서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뿐이예요" 그래서 그는 "충분한 정보를 갖고 판단할 나이가 안됐다면 절대로 흡연을 시작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테일러 사장은 담배산업을 매우 '말 많은(controversial) 산업'이라고 했다. "담배회사가 비누회사보다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사회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만 한다"는 것. BAT가 10년간 1조4천억원을 들여 경남 사천에 담배 공장을 짓기로 한 것도 사회에 대한 환원이 주요 목적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한국은 평당 생산성이 낮고 잎담배 생산 농가 지원 기금(담배 생산자는 갑당 10원씩 정부에 출연해야 함) 등으로 영국보다 담배 생산 비용이 더 듭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소비지에서 파는 물건은 그 지역에서 만들기를 원해요" BAT코리아는 지난 88년 설립됐다. 하지만 본격 성장한 것은 99년 BAT가 로스만 인터내셔널과 합병해 세계적 브랜드인 던힐을 팔면서 부터다. 던힐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7월 현재 4.3%로 수입담배(점유율 15%)중 1위다. 한달에 1천9백만갑 이상씩 팔린다. 테일러 사장은 올해 BAT코리아 매출이 작년보다 두배 많은 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9월에는 영업직을 중심으로 1백명의 직원을 채용한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