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도 이젠 가격 양극화 시대" 그동안 1억원이상의 고가차 판매가 주류를 이뤘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국산차들과 비슷한 가격대의 중저가 차량이 최근 판매돌풍을 일으키며 가격 양극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포드의 뉴몬데오 등 3천만원대 수입차가 속속 국내에 들어오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는 총 4천2백5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6% 증가했다. 이 가운데 1억원 이상의 고가 수입차는 7백26대가 판매돼 작년 동기의 3백32대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또 4천만원 이하 중저가 수입차도 모두 5백57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 3백9대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시장점유율에서도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의 점유율은 지난달까지 17.08%를 차지,지난해 동기의 7.52%에 비해 9.56%포인트 늘었다. 4천만원 이하 중저가 수입차도 이 기간 13.01%의 점유율을 기록,작년 같은기간의 6.37%에 비해 6.64% 포인트 증가했다. 고가 수입차와 중저가 수입차 모두 각각 2배 이상 점유율이 높아진 것. 수입차 판매가 이처럼 양극화되고 있는 것은 올해 들어 수입차 업체들이 다양한 종류와 가격대의 차량들을 많이 들여와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고가 수입차에 대한 구매가 늘고 있으며 중저가 수입차도 전문직종과 일부 젊은 층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수입차 가운데 최고급 차종으로 꼽히는 벤츠 S320(1억2천8백70만원)은 4개월 정도 기다려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을 정도다. S320은 지난달까지 총 1백8대가 판매됐다. 벤처를 수입,판매하는 한성자동차 관계자는 "연초에는 S클래스를 포함해 1천대 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물량을 배정받았지만 예상외로 많이 팔리면서 최고급 차량인 S클래스의 경우 심한 적체현상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한성은 S클래스 추가물량 확보를 포함한 전체적인 사업계획을 조정,당초 1천대에서 1천2백대로 물량을 늘리고 본사로부터 겨우 추가물량을 확보했다. 올해 처음 한국시장에 진출한 도요타의 렉서스 LS430(1억9백50만원)과 BMW 735i(1억8백80만원)도 각각 2백2대,1백60대가 팔려 고가 수입차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고가 수입차 뿐 아니라 4천만원 이하 중저가 수입차도 없어서 못팔 정도로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고진모터스가 수입,판매하는 폴크스바겐의 "뉴비틀"(3천5백만원)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7월까지 1백8대가 팔렸다. 폴크스바겐은 이달 중순 새로 출시되는 뉴파사트로 중저가 돌풍을 계속 이어갈 태세다. 지난해 하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큰 돌풍을 일으켰던 다임러크라이슬러의 "PT크루저"도 지난달까지 총 1백1대가 팔리는 등 판매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임러크라이슬러코이라측은 본사에 추가로 차량 공급을 신청하는 등 물량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PT크루저의 가격은 2.0L 모델이 3천2백만원,2.4L은 3천6백50만원으로 중저가에 속한다. 이밖에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세브링 세단(3천7백70만원)도 74대가 팔리며 중저가 수입차 판매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이달말부터는 포드가 뉴몬데오를 3천1백90만원이라는 낮은 가격에 내놓고 97년 토러스의 열풍을 재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어 수입 저가차량의 판매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수입차 업체들이 국산차들과 비슷한 가격대의 차량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데다 저금리로 인해 소비가 양극화되면서 수입차 판매의 양극화가 하반기에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저가 수입차의 경우 그동안 현대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국산 대형차 시장을 위협할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며 "국내 업체들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