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들이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 내년중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채권의 중도 상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맞서 국내채권단은 채권금융회사간 지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달 14일부터 발효되는 구조조정촉진법을 적용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채권단 일각에선 하이닉스 회생을 위해서 법정관리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체이스맨해튼 홍콩상하이뱅크 소시에떼제네랄뱅크 등 외국계 9개 채권은행들은 최근 하이닉스반도체 채권 4천6백만달러(약 6백억원)에 대해 중도 상환을 공식 요청했다. 이들 은행은 하이닉스가 빚을 갚지 않으면 빠르면 이번주 초 디폴트(default.채무불이행)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하이닉스의 다른 외화채권들도 자동적으로 디폴트로 이어져 파문이 커질 수 있다. 외국계 은행의 채권 중도상환 요청은 국내 채권단이 추진 중인 출자전환의 대상에 자신들의 채권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은행은 당초 하이닉스에 신디케이트론(협조융자)을 해줄 때 채권보전 차원에서 '현대 계열에서 분리되면 중도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었다. 이에 맞서 채권단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 채무 재조정방안에 전체 채권단이 합의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승윤.차병석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