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연물들이 잇따라 해외무대에 진출하고 있다. 국제 공연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는 사례도 최근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기 시작한 한국영화에 이어 공연계에도 세계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전통 풍물리듬을 바탕삼은 비언어 퍼포먼스 "도깨비 스톰"(제작 미루스테이지)은 세계 최대 공연예술축제인 영국의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에 참가해 관객들과 현지 언론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지난 3일부터 22일까지 조지 스퀘어등 두개 극장에서 23회 공연한 "도깨비 스톰"은 연일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끌어냈다. 선데이 헤럴드는 "금주에 놓쳐서 안될 공연 베스트 10"에 "도깨비"를 올려놓았고 스코츠맨지는 특별섹션의 표지전면을 "도깨비"로 도배했다. 일간지 "더 헤럴드"는 총 1천5백54편의 참가작중 9편을 선정해 수여하는 "엔젤 어워드"를 안겼다. 에딘버러 페스티발은 98년 비언어 퍼포먼스 "난타"가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얻는 발판이 된 무대여서 "도깨비"도 "난타"에 이어 세계로 도약할 토대를 닦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루스테이지의 김성열 대표는 "현재 네덜란드 미국 캐나다등 5개 공연축제가 초청의사를 받아놓은 상태"라며 "현지 프로덕션과 논의를 거쳐 9월중 2주간 연장공연한 후 런던 웨스트엔드로 및 브로드웨이 진출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악그룹 "공명"도 지난달 열린 싱가포르 아트페스티벌의 메인무대를 장식하며 관심을 모았다. 싱가포르페스티벌은 유럽과 아시아의 공연예술을 잇는 가교로 명성이 높은 축제. "공명"역시 이번 페스티발에서 받은 호평을 발판으로 삼아 해외 무대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 우리 공연물중 처음으로 로열티를 받고 해외에 나간 "난타"(PMC)는 지난 26일까지 뉴욕 라과디아 극장에서 9차례 공연했다. 본격적인 북미 투어에 앞서 가지는 리허설 무대. 다음달 4일부터 보스턴을 시작으로 54개 도시에서 34주동안 순회공연을 연다. "난타"는 최근 국내 최초로 일본에서 직접 표를 예매할 수 있도록 해 우리 공연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번안뮤지컬 "지하철 1호선"(극단 학전)도 세계 "운행"에 나선다. 올초 독일 공연에서 "원작보다 더 뛰어나다"라는 평가를 받은 "지하철"은 다음달 5일까지 LG아트센터 공연을 마친후 10월께 일본과 중국 투어에 들어간다. 공연계에서는 우리 공연들을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처럼 부가가치가 뛰어난 문화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제도와 인프라를 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티켓을 해외에서 예매할 수 있는 채널을 활성화하고 "보고싶도록 만드는" 공연 정보 제공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