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의 세계] (16) '풍림산업' 아시아나빌딩 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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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회현동 2가 남산3호터널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프라임타워빌딩(옛 아시아나빌딩).
지난해 싱가포르투자청이 금호그룹으로부터 매입한 건물이다.
새주인인 싱가포르투자청은 사옥이던 이 건물을 임대용 오피스 빌딩으로 이용하고 있다.
물론 임대에 앞서 리모델링 작업이 진행됐다.
건물 외장을 투명 유리로 전면 교체하고 내부를 임대에 적합한 사무실로 새단장했다.
이 리모델링은 외국인이 인수한 빌딩의 리모델링이라는 점에서 국내 리모델링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리모델링 시공을 맡았던 풍림산업 리모델링팀의 한택규 과장은 "발주처의 리모델링 포인트는 '수익성' 하나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내부시설 배치부터가 그렇다.
싱가포르투자청은 우선 구내식당 강당 등 수익이 나지 않는 시설을 사무실 의원 등 돈되는 시설로 모두 교체하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이용자 복지차원에서 오피스 빌딩에 구내식당을 설치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싱가포르투자청은 수익성 없는 시설물은 애초부터 생각도 하지 않았다.
리모델링 컨셉트도 수익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이뤄졌다.
이 리모델링의 컨셉트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겉은 화려하게,속은 검소하게'라고 할 수있다.
건물외관 엘리베이터 화장실 1층 로비 등 공동으로 사용하는 부분은 비싼 자재를 들여 최대한 화려하게 치장했다.
누가 봐도 선뜻 입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반해 입주자들이 사용하는 사무공간은 최대한 저렴하게 시공했다.
타일 등 내부마감재는 싸고 오래가는 것을 선택했고 내부시설도 꼭 필요한 것만 갖췄다.
시간은 곧 돈.
하루라도 빨리 건물을 임대놓기 위해 공사기간도 획기적으로 단축할 것을 주문했다.
지하 1층, 지상 22층 규모의 빌딩을 리모델링 하는데 1년은 족히 걸린다는게 국내 리모델링 업계의 상식이다.
그러나 싱가포르투자청은 6개월안에 리모델링을 마치도록 요구했다.
이를 위해 도입된 시공 방식이 '디자인&빌더' 방식이다.
이는 설계가 끝난후 시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와 시공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즉 1차 시공과 동시에 2차 설계가 진행되고 2차 시공이 진행되는 동안 3차 설계가 이뤄지는 식이다.
공기를 줄이기 위해 국내에선 당연시 되는 공사 안전시설(비계)도 설치하지 않았다.
안전과 분진 방지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를 적절한 가설계획으로 극복했다.
이로 인한 성과는 짭짤했다.
인수 6개월 만에 임대에 나설 수 있었다.
임대률도 1백%를 자랑하고 있다.
임대수익률은 연 12%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과장은 "낡은 고층 빌딩도 리모델링 하기에 따라서 높은 임대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건물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