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을 중심으로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일고 있다. 지난 23일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부터 벗어난 데 이어 우리 경제에 대한 해외 시각을 상징하는 외평채 가산금리가 발행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이번주부터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의 하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사 실무진의 방한이 겹친 게 작용하고 있다. ◇ 지금 상황은 =국가신용등급이 조정되지 않는 정체상태가 1년5개월~1년8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현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유럽의 피치가 지난해 3월 투자적격에서 두 단계, 미국의 무디스와 S&P가 99년 말 투자적격에서 한 단계 상향 조정한 이후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올들어 피치와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 조정을 위한 실사를 마친 상태이나 아직까지 조정되지 않고 있다. ◇ 조정 가능성 있나 =외형상으로는 국가신용등급이 조정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 있다. 무엇보다 지난 23일 IMF로부터 빌린 구제금융을 당초 계획보다 3년 앞당기고 다른 위기국가에 비해 빨리 상환했다. 외평채 가산금리도 지난 주말에는 1.17%포인트로 발행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해외차입시 부과되는 가산금리(국민은행의 경우)도 0.55%포인트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0.6%포인트 밑으로 하락했다. 물론 최근 외평채 가산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콜금리 인하를 겨냥한 투기세력들이 개입하고 있는 것도 커다란 요인이다. ◇ 등급조정 왜 미뤄지나 =현재 실사중인 S&P는 어떻게 결말을 낼지 좀더 지켜봐야 겠지만 이미 실사를 마친 피치와 무디스의 입장을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 국가신용등급이 조정될 가능성은 낮다. 27일 한국경제신문이 단독으로 입수한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의 자료에서도 한국의 국가위험도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으나 WEFA 등 대부분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과 금융기관을 포함한 경제주체들의 현금흐름(cash-flow)이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했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