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0~600대 매물벽 이번에도 만만찮다..주도주.모멘텀 부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주가가 최대 매물 밀집지역인 580선을 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수차례 저항선인 580선 돌파에 도전했지만 번번히 좌절됐다.
27일에도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585까지 치솟았지만 두터운 매물벽에 부딪혀 막판에 570선으로 주저앉았다.
증권전문가들은 시장의 기대감은 높지만 아직까진 증시의 "체력"이 약해 저항선 극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추세적으로 안정됐다고 볼 수 없는데다 간간히 발표되는 국내외 경기 지표가 여전히 증시를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진통을 겪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와 현대투신 처리문제 등 국내 구조조정 변수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580선을 넘어 600고지를 넘보기까지는 상당한 매물 소화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매물벽 얼마나 두텁나=580선(580~589)은 현재 증시가 가장 넘기 어려운 매물벽이다.
올 연초부터 이날까지의 전체 거래량중 가장 많은 84억주(13.2%) 가량이 몰려 있다.
이달 들어서만 연거푸 돌파 시도가 좌절돼 '실패'에 대한 부담도 큰 편이다.
지난 14일 이후 580선 돌파가 시도돼 지난 16,17일에는 장중 582와 585선까지 올랐다가 종가는 간신히 580선에 턱걸이했다.
그러나 다음날 곧바로 570선으로 후퇴했다.
580선 위로도 매물은 첩첩이 쌓여있다.
600선에는 올해 전체 거래량 가운데 두번째로 많은 80억주(12.7%) 정도가 대기중이다.
◇시장 수급과 체력=두터운 매물벽에 비해 시장 체력은 약한 편이다.
주도주와 주도세력,모멘텀이 없는 탓이다.
최근 번갈아 가며 강세를 보인 건설 은행 증권 제약주의 힘만으로는 지수를 움직이기 어렵다.
이날 지수 급등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빅5'가 동반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미국 증시와 경기의 안정세에 대한 '해답'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핵심블루칩들이 강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29일과 30일 각각 발표될 국내 산업생산활동동향과 경상수지,미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수정치도 어두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고객예탁금은 지난 22일부터 4일째 감소,7조5천9백72억원(25일 기준)으로 줄었다.
외국인이 이날 모처럼 1천억원 어치 이상을 순매수했지만 아직까진 '적극 매수'로 해석하기에는 무리라는게 대체적인 견해다.
◇전망및 투자전략=580선의 매물벽을 뚫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 매수·매도세력간 치열한 공방속에 매물소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항선이던 580선을 지지선으로 바꾸어야 600선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 증시의 안정화,수출및 반도체 가격 회복 등 국내외 경기 지표 호전 등이 필수적이다.
SK증권 박용선 팀장은 "국내외 경기지표가 낙관적이지 않고 지난 주말 나스닥 급등도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580선에서의 매물소화 과정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증시로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수출도 회복기미가 없는 만큼 당분간 지루한 조정국면이 예상된다"면서 "외국인 선호 종목 중심으로 저가 매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