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우리경제 '이상하네...'..세계 불황속 실업률 낮고..주가 오르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튼튼한 경제 펀더멘털(기초)을 반영한 정상적인 현상인가, 아니면 장차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이상징후인가'.
세계적인 경기부진 속에 한국에서만 '나홀로 강세'를 보이는 부문이 한두 곳이 아니다.
주요국 주가가 올들어 일제히 하락세인데 유독 한국의 주가만 10% 이상 오름세다.
각국의 회사채시장이 극도로 위축됐음에도 한국에선 회사채 발행이 호조다.
부동산시장도 한국만 오름세이고 세계적인 감원열풍에도 불구, 한국의 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이다.
개방 경제에서는 좀체 찾아볼 수 없는 이상징후다.
이처럼 '이상한 한국 경제'의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의 각종 부양대책이 낳은 왜곡된 현상이란 지적이 있는가 하면 한국경제가 상대적 건강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자본시장의 강세 =종합주가지수는 작년말 대비 11.3%(24일 현재)의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홍콩이 31.0%나 급락했고 독일(-22.7%) 싱가포르(-15.7%) 일본(-15.4%) 영국(-13.3%) 등도 두자릿수 하락세다.
미국 다우존스지수도 3.4% 떨어졌다.
채권시장의 차별화는 더 두드러진다.
미국의 경우 2분기 회사채 발행(1천3백35억달러)이 전분기보다 12% 감소하는 등 세계적으로 기업 수익성 악화→신용등급 하락→회사채 발행위축의 악순환이다.
반면 한국은 1∼7월중 회사채를 만기상환분보다 7조6천억원 더 발행(순발행)하는 호조세다.
◇ 부동산 가격 상승 =국내 부동산시장은 소형아파트와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일본 홍콩 등은 거품경제 붕괴의 후유증으로 집을 가진 사람들이 집값 하락과 대출금 상환이란 이중고를 안고 있다.
실업률도 한국은 3.4%(7월)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이고 일본(4.9%)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 이유는 뭔가 =회사채 강세는 회사채 신속인수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대기업 부도를 인위적으로 틀어막은 덕택이라는 얘기다.
그 덕에 부도율도 10년래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강세는 다른 나라엔 없는 재개발.재건축 붐과 부동산 선호심리, 통화완화 정책 등이 맞물려 일어난 상황이다.
실업률이 낮은 것은 경기침체를 몰고온 반도체산업의 고용유발계수가 제조업보다 낮아 경기만큼 고용상 큰 변동을 가져 오진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문제는 없나 =지난 97년 부도유예협약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신속인수제는 올해로 종료된다.
내년부터 신용경색이 재발될 위험성이 크고 기업 수익성 악화도 이자보상배율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시장 강세는 저금리정책과 맞물려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종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가 경기를 받치고 건설투자가 상대적으로 활발해 부동산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거품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실물경기가 침체를 계속한다면 결국 되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실업부문에선 '고용의 질'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겉으론 고용사정이 괜찮은 듯하지만 경기부진의 결과 취업자수가 줄고 임시직이 늘어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