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8일자) 韓流열풍, 지속성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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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 베트남 등 동남아 각국에 한류(韓流)열풍이 거세다는 소식은 여러모로 주목할 만하다.
드라마나 영화가 인기있을 경우 등장인물에 대한 선호가 국가및 민족의 이미지와 직결돼 그나라 제품의 판매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실제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인기 절정인 탤런트겸 가수 안재욱을 모델로 내세워 지난해 중국 PC모니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고, LG생활건강은 탤런트 김남주의 인기 덕에 베트남 화장품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류를 한국경제의 새로운 대외진출 활로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의 열풍이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도록 치밀한 전략을 수립해야만 한다.
문화관광부가 한류를 국내 콘텐츠 수출및 기업마케팅의 엔진으로 삼겠다며 중국과 베트남 등에 우리 연예계 소식을 홍보할 대중문화전시관을 세우고 서울에 스타관광 촉진을 위한 이벤트홀을 만드는 등 종합지원책을 강구하고 나섰다지만 중요한 건 전시관 같은 하드웨어를 마련하는 일이 아니다.
한류의 효과및 경제적 가치에 대한 기초자료조차 갖지 못한 상태에서 건물부터 세운다는 식의 발상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그보다는 각국 문화시장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현지의 각종 규제나 문제점을 해결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중국의 경우 정품과 불법복제 음반의 비율이 1대6이라고 할 정도로 불법음반이 판치는 바람에 음반수출이 어려운 만큼 음반의 저작권 확보방안을 찾고, 방송사당 외국영상물의 방영을 연간 20시간으로 제한하는 쿼터제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 등이 그것이다.
'2001년 방송대상'에 TV프로그램 수출담당자에 대한 특별상 부문을 신설했다고 하거니와 한류의 발단이 된 드라마 수출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전문인력을 적극 육성해야 함도 물론이다.
해외의 프로그램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사극보다 화려한 트렌디드라마나 자연다큐를 선호하며 더빙이 가능하도록 대사 없이 효과음만 따로 녹음한 M&E(Music&Effect)트랙및 프로그램 앞뒤의 한글자막(제목ㆍ배우명)이 없는 클린비디오를 요구한다는 사실 등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류 열풍은 가부키에 이어 '오싱'으로 지구촌 오지까지 파고 들었던 일본의 '선(先)문화수출 후(後)상품판매'전략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운다.
문제는 이 바람이 1회성 반짝쇼가 안되도록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정책및 지원방안을 수립하는 일이다.
몇몇 스타의 힘에 의지해 한탕만 노리다간 한류의 산업화는 불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