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28일 사상 처음으로 백두산 천지 횡단수영에 성공했다. 중국인으로는 지난 7월 처음으로 영불(英佛)해협 수영 횡단에 성공했던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거리 수영선수이자 베이징(北京)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이었던 장젠(張健.36)은 오전 11시30분부터(한국시간.12시30분) 시작해 1시간5분17초만에 천지내의 북-중 국경선에서 200M 떨어진 평행선을 따라 3천370m를 수영으로 횡단했다. 이는 천지의 3가지 악조건인 ▲천지내 수온이 도버해협 횡단때의 16도 보다 훨씬 낮은 약 6도여서 사람이 오래 수영을 할 수 없는 온도였는데다 ▲백두산이 유라시아대륙 동북쪽 최고봉이어서 산소가 희박한데다 ▲바닷물이 아닌, 부력이 없는 담수 등의 어려움을 극복한 나름대로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이에 따라 "백두산 천지를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아무도 횡단하지 못 했던 역사가 장젠이라는 중국인에 의해 새로 쓰여졌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실제로 현재까지 발견된 역사상의 기록으로는 천지 수영 횡단에 성공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천지 횡단을 실시한 시점과 과정에 영토 확인 의도가 숨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백두산 천지는 예로부터 한반도와 중국 또는 북한과 중국간에 영토 분쟁이 자주 있었던 곳으로 현재 백두산과 천지 지역의 대부분이 중국땅이라는데 불만과 의문을 갖고 있는 한국인과 북한인과 조선족들이 많은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 주석이 북한을 3일부터 5일까지 방문한다고 27일 발표된 바로 다음날 북-중관계가 가장 좋은 시기를 선택해 중국은 돌연천지 횡단을 실시했다. 이는 지금까지 장젠이 도버 해협 횡단을 준비하거나 중국내 보하이(渤海) 등 다른 해협들을 건너기 전 도전 이유들과 사전 준비 모습을 아주 상세하게 오랫동안 공개한 사실들과는 크게 대조되는 것으로 중국측의 의도에 의심이 더해지고 있다. 횡단 준비 사실을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던 관영 신화통신은 28일 하루 스트레이트 기사와 상보와 배경기사를 2개나 썼으며 중국 최대 관영 방송인 중앙TV(CCTV)도 28일 밤에 이어 29일 오전까지 이를 횡단 지도까지 그려가며 보도했다. 언론의 사전 침묵도 백두산 천지의 민감성을 고려해 일체 사전 준비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장젠의 지난 7월 도버해협 횡단 성공 소식은 올림픽 개최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함께 중국인의 민족주의와 애국주의적 감정을 크게 자극했으며 이번 그의 횡단도 백두산 천지가 중국땅이라는 애국심을 자극하고 있다. 중국인들 대부분은 백두산을 중국땅으로 생각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