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해외경기 회복 기대가 꺾이면서 주가가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엿새만에 돌아온 개인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속락했으며 한때 65선 아래로 내려서기도 했다. 8월 미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을 뒤엎고 악화됐고 이에 따라 나스닥지수 1,900선이 재차 붕괴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기존주택 매매가 7월에 3% 준데다 소비자까지 동요하자, 미국 경제를 받쳐온 두 축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고조됐다. 여기에 전날 16년여중 최저치를 경신했던 일본 닛케이지수가 29일 11,000선 마저 내주면서 주변 아시아 증시에 충격을 던져주었다. 하이닉스의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한 우려로 현대그룹주와 은행주 등으로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9월로 매각이 지연된 대우차, 협상이 난항에 빠진 현대투신 등 구조조정 문제가 또 다시 걸림돌로 부각됐다. 7월중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수출 급감으로 지난 6월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발표는 경기침체를 새삼 일깨워주며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를 희석했다. 이에 따라 건설, 은행, 증권주에 이어 전날 선도주 바톤을 넘겨받았던 제지주가 급락, 순환매 탄력이 크게 둔화되면서 시장은 활력을 잃었다. 김인수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악화된 소비자신뢰지수 발표와 동시에 하이닉스 등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한풀 꺾였다"며 "매매 공방속에 수급보강이 지연되면서 시장에너지가 분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9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0.88포인트, 1.89% 하락한 565.6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65.32로 2.12포인트, 3.14% 떨어졌다. 거래량은 미 2/4분기 GDP 발표를 앞둔 관망세 속에서도 하이닉스에 대한 거래가 급증하면서 전날과 비슷했다. 거래소에서는 4억6,834만주, 1조4,925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고 코스닥에서는 2억1,524만주, 9,265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개인이 9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엿새만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도 392억원 순매수하며 닷새째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반면 기관은 프로그램 매도세를 앞세워 414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로 9월물이 장 중 내내 약세에 머물렀다. 전날보다 1.35포인트, 1.91% 낮은 69.50으로 거래를 끝냈다.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57로 백워데이션.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크게 앞질렀다. 매도는 차익 324억원, 비차익 519억원 등 모두 844억원이었고 매수는 215억원에 그쳤다. 프로그램 매도가 확대, 한국전력을 제외한 지수관련 대형주 대부분이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0.25 % 하락했고 한국통신, 포항제철 등도 1% 안팎 내림세를 기록했다. 오후 들어 반짝 상승반전했던 SK텔레콤은 등락없이 보합세로 마감했다. 채무불이행 가능성으로 법정관리 위기까지 몰린 하이닉스가 하한가로 장을 마감한 가운데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현대상사 등 현대그룹주가 동반 추락했다. 반면 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은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다른 은행에 비해 높다는 설명에 따라 1% 이상 상대적 강세를 유지했다. 하이닉스는 이날 거래소 전체 거래량의 46%가 넘는 2억1,682만주, 2,146억원 어치 거래됐다. 2억4,349만주가 손을 옮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2억주 이상 대량 거래됐다. 미래산업은 자회사인 소프트포럼이 코스닥등록 예비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평가차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며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끝냈다. 대영에이브이는 한류 열풍에 대해 정부가 지원에 나서겠다는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의 전날 발언에 힘입어 1% 이상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에스엠, 예당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는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옥션은 3/4분기 실적 악화 우려 속에 외국인 매도 공세가 이어지면서 5% 이상 급락했다. 거래소와 코스닥 두 시장 모두 대부분 업종 약세 마감한 가운데 특히 거래소에서는 건설, 증권, 의약품 등 그 동안 순환매를 이끌었던 업종 순으로 낙폭이 컸다. 거래소에서는 717개 종목이 하락한 반면 117개 종목이 오르는 데 그쳤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