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하이닉스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우려가 제기되면서 하이닉스 자체 주가는 물론 채권 은행,현대중공업등 현대 그룹주의 주가까지 동반 추락하는 도미노식 주가 하락현상이 나타났다. 29일 거래소 시장에서 하이닉스는 하한가까지 곤두박질치며 사상 처음으로 1천원 미만(9백35원)으로 추락했다. 2억1천6백만주가 넘는 폭발적인 거래량속에 외국인들이 3천8백31만주를 쏟아내 단 하루만에 외국인 지분율이 3.8%포인트나 줄었다. 또 매수잔량은 전무한 가운데 매도잔량만도 5천3백88만주(시간외 포함)나 쌓여 있는 상황이다. 하이닉스의 폭락에 따라 은행주와 구매보증의무를 지고 있는 현대중공업등의 주가도 큰폭으로 떨어졌다. 은행주의 경우 업종지수가 2.7% 하락한 가운데 여신규모가 큰 외환은행과 조흥은행이 각각 8.75%,7.80%씩이나 떨어졌다. 또 국민은행과 주택은행도 3∼5% 하락했다. 반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하나,한미은행의 경우 전반적인 약세에도 1.4%씩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또 하이닉스 미국현지 생산법인인 HSA에 대해 10억9천7백만달러의 물품 구매이행 보증을 선 현대중공업등 현대 그룹주의 주가도 동반 폭락했다. 현대중공업이 9.21% 떨어진 2만1천7백원에 마감된 것을 비롯 현대미포조선6.13%,현대상선 5.61%,현대상사 5.26%,현대엘리베이터 5.95% 등으로 낙폭이 컸다. 증시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처리 결과에 따라 이 회사가 자칫 증시 전반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연구위원은 "하이닉스의 문제는 본질적으로 세계 IT(정보통신)경기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면서도 "법정관리와 같은 최악의 수순을 밟을 경우 증시에 상당한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증시가 하이닉스 문제에 대한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하나증권 신삼찬 차장은 "기아자동차에 대한 정부의 법정관리 방침이 발표됐던 지난 97년 10월 당시 기아자동차의 주가와 금리,환율추이등과 현 상황을 비교할 때 하이닉스의 위험은 이미 시장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며 "하이닉스가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침소봉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