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 반도체총괄사장, 황창규 메모리반도체사장 등 삼성의 반도체 부문 사장단들이 28일과 29일 일본 도쿄에 모여 도시바의 메모리부문 인수방안을 논의했다. 도시바는 자사와 독일 인피니언사의 D램 부문을 함께 분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여기에 삼성전자가 대주주로서 현금을 출자하는 3자간 D램 통합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D램 업계 4위와 6위인 인피니언과 도시바가 D램 사업을 포기한다는 의미여서 삼성이 이를 받아들이면 세계 반도체 업계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삼성에 따르면 반도체 사장단은 이에 앞서 지난 28일 기흥공장에서 사전회의를 갖고 도시바의 제안에 대한 대책방안을 논의했다. 이 사장과 황 사장은 도시바측 의사를 타진한 뒤 각각 이번 주말과 내주 중에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D램 3자 통합 방안 =인피니언과 도시바의 D램 부문은 각각 업계 4위와 6위로 시장점유율은 9.4%와 6.1%다. 지멘스 계열사인 인피니언도 도시바처럼 계속되는 D램 가격 급락으로 손실을 입고 D램부문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병서 대우증권 전문위원은 분석했다. 이 회사는 상반기중 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으나 영업상의 적자확대로 도시바의 D램부문을 인수할 여력이 없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인피니언과 도시바는 D램 생산에 '트랜치 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며 연구개발도 공동으로 하고 있어 한 회사가 사업을 포기하면 다른 회사도 장기적으로 독자 존립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D램분야에서는 삼성전자, 마이크론 2개사와 다른 회사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 삼성전자의 인수 가능성 =삼성전자가 D램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플래시메모리 부문을 강화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따라서 도시바와 인피니언의 D램 사업을 모두 인수하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어차피 두 회사가 아쉬운 입장인 만큼 삼성전자가 우월한 입장에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도시바의 입장을 고려, 금명간 입장을 표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