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주5일 근무제를 실시키로 함에 따라 공무원 등 공공부문에 이어 민간기업에도 주5일 근무제가 조기에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노사정 위원회가 지난 28일 주5일 근무제를 내년 7월에 도입키로 하고 관련입법을 추진키로 발표,도입시기가 크게 앞당겨질 전망이다. 게다가 거래관계에 있는 중소 납품업체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이번 결정은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조업일수가 줄어들면서 업무량도 감소,조기 도입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어차피 주5일 근무제가 대세인 만큼 한 발 앞서 실시함으로써 정부시책에 적극 호응하고 노동단체들로부터도 좋은 기업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부수효과도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초 연월차 휴가와 연계,주5일 근무제를 실시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정리하고 노경팀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작성,계열사 인사임원회의를 거쳐 전격 실시키로 결정했다. LG전자는 우선 연월차 휴가를 통합,간부사원을 대상으로 연월차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잔여연차가 없는 경우에도 토요휴무를 실시키로 했다. 대신 평일근무시간을 연장하거나 평일연장근무에 따른 초과근무수당은 정상지급키로 했다. 여직원의 경우 생리휴가는 무급으로 처리키로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나 노동및 여성단체의 반발로 노조와 입장을 조율중이다. LG가 이를 통해 노리는 것은 우선 비용절감 효과. LG 관계자는 "입사 10년차의 직원의 경우 평균 지급되는 연월차 수당이 1백만원이 넘어 사실상 1개월치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게 돼 연간 3백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함으로써 이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차량유지비와 전기료 사무실 유지 등 간접비도 크게 줄일 수 있어 연간 5백억원 안팎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LG전자는 보고 있다. 다만 시행 초기 근로시간 감소와 각종 휴가및 연봉 등과 연계한 합리적인 근무원칙 등이 정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주5일 근무제가 이미 대세인 만큼 조기에 도입,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도 준비중이다. 우선 토요일 근무가 불가피한 국제금융,해외영업직의 경우 부서장의 사전 결재를 반드시 받도록 했다. 출퇴근 차량운행도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다. 또 토요일 근무를 2분의 1일 근무로 계산할 경우 입사 5년차 직원까지는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할 경우 실제 근무시간이 줄어들게 되지만 이를 평일 연장근무로 대체하지 않기로 했다. LG전자의 경우 입사 2년차에 9일간의 연차휴가를 제공하고 근무년수에 따라 연간 1일씩 연차가 늘어난다. 또 직원들도 일에 대한 집중력을 높임으로써 평일 근무의 생산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이번 결정은 격주휴무제와 자율복장제 등을 대기업중 가장 빨리 도입하는 등 선진 기업문화의 수용에 관심이 높은 LG 최고 경영자층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