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주요 채권은행중 하나인 산업은행이 하이닉스에 대한 3조원 출자전환 등 외환은행의 채무조정안이 미흡하다며 반대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때문에 31일 채권은행단 회의에서 외환은행 지원안의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29일 "외환은행이 마련한 안으로는 하이닉스를 확실히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며 "확실히 생존가능한 회생방안이 나와야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 3의 기관이 회생여부를 전망한 뒤 만약 살릴 수 있다면 더욱 확실한 지원책을 짜고 모든 채권단이 참여토록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하이닉스에 대해선 더욱 '화끈한'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출자전환과 회사채 만기연장 등 채무조정 외에 신규 자금지원 등 과감한 지원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따라서 외환은행의 채무조정안이 채권은행단 회의에서 원만히 합의될지 주목된다. 은행권 총채권(6조3천억원)의 15% 정도를 갖고 있는 산은의 찬성이 없이는 통과가 어렵다. 그 경우 하이닉스 처리는 원점에서 재검토될 수밖에 없다. 일단 살릴지 여부부터 다시 따진 뒤 더욱 확실한 지원책이 마련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외환은행 황학중 상무는 "출자전환을 포함한 기존의 채무조정방안은 살로먼스미스바니(SSB)와 협의해 만든 최선의 대안"이라며 "이번 지원으로 하이닉스를 회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상무는 "정 총재의 발언도 SSB 등의 더욱 확실한 설명을 들은 뒤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한다"며 "31일 채권은행단 회의에서 지원안이 통과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외환은행의 채무조정안에 대해 시장에선 '미흡하다'는 반응이 많은게 사실이다. 때문에 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또 설령 외환은행의 채무조정안이 은행단 동의를 얻는다해도 투신사 등 제2금융권의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투신사는 아직도 회사채 만기연장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하이닉스의 운명을 좌우할 31일 채권은행단 회의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