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동시불황이 불가피해졌다. 세계경제를 이끌고 있는 미국경제마저 지난 2분기에 제로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함으로써 세계 3대 경제국이 모두 침체국면에 빠졌다. 일본은 장기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독일경제도 2분기에 제로성장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경제(약 34조달러 규모)의 28%를 차지하는 세계최대 경제국 미국까지 제로에 근접한 성장을 보인 것은 '세계경기 불황의 본격화'를 의미한다. ◇3분기가 더 걱정=당초 0.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던 2분기 성장률이 이같이 하향 수정된 것은 6월 수출과 소매판매,기업재고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말에 2분기 성장률을 임시집계할 때는 이 세 가지 지표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 지표들은 모두 이달에 발표됐다. 문제는 지금의 3분기(7~9월)다. 최근 나온 각종 지표들은 2분기보다 더 나쁘다. 지난 7월 자동차판매량은 연율 1천6백30만대로 6월에 비해 80만대 줄었다. 제조업계의 상황을 보여주는 구매자관리자협회(NAPM)지수는 7월에 43.6으로 전달(44.7)보다 떨어졌다. 특히 소비자신뢰지수는 114.3으로 6월(116.3)보다 낮아지면서 2개월 연속 하락,경제의 버팀목이 돼온 소비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들의 향후 소비의향을 나타내는 소비자신뢰지수는 미국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과 직결돼 있다. 이 지수의 하락은 앞으로 소비지출이 감소,경제가 악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 때문에 3분기 성장률은 2분기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3분기 성장률을 '마이너스 1∼제로(0)%'로 보고 있다. ◇영향과 회복시기=달러와 주가가 강한 하락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제조업계는 경기회복에 장애가 되는 강한 달러정책을 포기하도록 정부측을 더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관측된다. 증시에서는 당분간 주가회복을 기대하기가 더 어렵게 됐다. 금리 인하폭은 예상보다 커질 전망이다. 지난 21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추가 인하를 시사,추가 인하는 기정사실이 된 상태다. 2분기의 경기악화로 다음번(10월2일 예상) 인하폭은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금리인하 및 기업의 재고 조정효과가 가시화될 4분기에는 경기회복조짐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조짐은 매우 약해 회복이라고 규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내년 상반기는 돼야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조기회복 기대는 사라졌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