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30일 금리인하를 전격 단행했다.

ECB는 이날 정례 이사회에서 유로화권의 기준금리인 리파이낸싱 금리를 기존의 4.5%에서 4.25%로 0.25%포인트 인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ECB의 금리조정은 지난 5월에 주요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한 이후 이번이 올들어 두번째이며 금리 인하는 출범 2년째를 맞는 ECB 역사상 세번째다.

ECB 금리인하의 배경=전문가들은 ECB의 이번 금리인하 조치에 대해 지난 5월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유로권의 소비자물가 상승율이 지난달에는 2.8%로 떨어져 ECB가 이번에는 경기부양 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 기류 이탈리아 독일 등을 중심으로 한 EU역내 경기둔화 장기화 조짐 최근 유로화 강세에 따른 물가안정 징후 등을 들어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지적해왔다.

빔 뒤젠베르크 ECB 총재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과 유로존의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중기적인 가격 안전성을 위협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로존 금리를 인하했다"며 "미국 경제의 부진으로부터 발생한 경제 성장 둔화가 이전 예상보다 심한 동시에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때문에 우리는 가까운 미래의 가격 안전성에 위협을 가하지 않고 금리를 낮췄다"고 금리인하의 배경을 설명했다.

향후 전망=독일의 경제전문가 군테르 바움은 "이번 금리인하가 경제에 보탬이 되리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라며 "특히 많은 기업들이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 분야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ECB는 추가적인 금리인하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뒤젠베르크 총재는 "어떤 방향으로든 다음 조치가 이뤄질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며 "현재 입장에서는 어떤 편향성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