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중권 대표가 30일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청와대와의 갈등을 부인,당·청갈등설은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번 파문은 김 대표에게 적지않은 정치적 이해득실을 안겨줬다. 우선 김 대표는 당무거부 이후 청와대 비서진에 대한 잇단 공격을 통해 대선 후보로서의 인지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실리'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김 대표측 관계자는 "이번 파동을 거치면서 김 대표에 대한 인지도가 10% 정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사실 김 대표는 지난 29일 밤 '안중근'이란 오페라를 관람한 뒤 이례적으로 사인요청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잃은 것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김대중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가 계속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최고위원은 "김 대표는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김 대통령의 신뢰를 잃었다"며 "김 대통령이 김 대표의 당정개편 요구를 일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내 최대계보인 동교동계와 일부 대선주자의 견제도 강해지고 있다. 김근태 박상천 최고위원 등은 이날 회의에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해야 한다. 지도부는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는 등의 힐난성 발언을 했고,동교동계 내부에서도 "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이 팽배해 지고 있다. 김 대표의 당내 입지가 그만큼 약화됐다는 얘기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