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김종필 명예총재의 '최후통첩식' 발언은 무엇보다도 보수정당을 표방해온 당 정체성 확보와 맞물려 있다. 여기서 물러설 경우 자민련의 설자리가 없어진다는 현실인식이 이같은 강수를 선택하게 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 명예총재가 이날 기자들에게 느닷없이 "임 장관에 대한 씻을 수 없는 인상 몇가지를 말하겠다"며 △국정원장 시절 평양에서 김정일 북한 위원장 옆에서 행동한 일 △서울에서 김용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안내한 사실 등을 일일이 지적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캐스팅보트를 쥔 상황에서 독자목소리를 냄으로써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의 표출이기도 하다. 'JP대망론'의 불씨를 살려나가려는 의도도 다분히 담겨있다. 일방통행식 DJP 공조방식에 대한 불만도 JP가 강수를 둔 또다른 이유란 분석도 있다. 김 명예총재는 "그동안 못참을 것도 참으며 공조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나름대로 정비해야 할 때가 왔다. 질질 끌려다니지 않겠다"며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나 'DJP공조를 깨겠다는 의미냐'란 질문에는 "넘겨짚지 말라"며 양당간 공조균열까지는 가지 않을 것임을 내비쳐 그의 해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