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과 출하, 공장가동률이 급락하는 등 지난 7월부터 실물경기가 본격적인 불황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경기를 떠받쳐온 소비마저도 증가율이 둔화돼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졌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7월중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감소했다. 반도체(-15%) 컴퓨터(-30.7%)뿐만 아니라 자동차(-13.2%)마저 생산이 줄어든 탓이다. 지난 98년 10월(-11.3%) 이후 2년9개월 만에 최악의 실적을 냈다. 생산설비 가동률은 평균 71%로 내려앉았다. 외환위기 상황이었던 99년 2월(69.1%) 이후 최저치다. 기업의 생산활동이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공장설비의 30%가 놀고 있다는 얘기다. 7월중 출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설비투자는 10.3%가 각각 감소했다. 자동차와 반도체의 부진이 주요인이다. 내수시장에서도 불황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2.4분기중 4% 이상 꾸준히 증가(전년동기비)했던 도소매판매는 7월중 2.5% 증가에 그쳤다. 6월에 비해서는 도소매판매가 1.1% 감소해 경기 버팀목 역할을 했던 내수소비마저 꺾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고는 출하분의 89%로 한 달 전에 비해 5.8%포인트 높아졌다. 불황 속에서도 재고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고 보면 앞으로 생산활동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일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가동률 70% 수준이 2∼3개월 더 지속된다면 수습하기 힘든 한파가 닥쳐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