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법정관리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외환은행이 마련한 채무조정안이 오는3일 채권은행단 회의에서 통과될지가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덕훈 한빛은행장은 31일 하이닉스에 대한 금융지원에 대해 "확실히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신규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 "채권단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또 "외환은행의 채무조정은 미흡해 보인다"며 "최악의 경우 9천8백억원의 여신을 포기할 각오도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외환은행은 그러나 채권은행단 회의에 신규 자금지원을 배제한 채무조정안을 그대로 올린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또 신규 자금지원에 대해선 상당수 채권은행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인호 신한은행장은 이날 "현재 19%만 쌓은 하이닉스여신의 대손충당금비율을 금년말까지 50%까지 높이는 것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법정관리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하이닉스는 채권단이 처리방향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면 법정관리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닉스의 재정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와 기술컨설팅사인 모니터사는 이날 외환은행에서 전체 채권단을 상대로 "하이닉스의 기술경쟁력과 회생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